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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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玩 : 희롱할 완
우선, 의미와 관련하여 희롱이란 단어를 쓴 건
한자에 대한 설명 그 자체였습니다
한자 사용되는 의미 중에 굳이 하나의 뜻으로만 해석하겠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 '완'자가 우리 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례가 완구, 완구류, 애완 말고 또 있는지요?
완구, 애완 등 실제 완이 사용되는 용례에서 이 단어는 '유희의 대상'을 의미한다고 보여집니다
사람에게 쓰일 경우 매우 무례한 단어가 되겠지요..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에 발 맞추어
생명을 가진 동물에 대해서도 이러한 명칭이 지양되었던 것이고요.
오히려 겨울낙엽님께서 제게 하신 주장을 뒤집어 보자면,
겨울낙엽님이 나열하신 1부터 10까지의 뜻 중에 겨울낙엽님이 보시기 가장 좋은 뜻으로만 해석하려는 것이야말로 실제 용례를 고려하지 않은, 자가당착적 주장은 아니신지 조심스레 되묻고 싶습니다.
겨울낙엽님과 제가 상호 동의하고 있는 것 중에
첫째는 언어가 사람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상관없이 문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여기서 달라지는 지점은,
겨울낙엽님은 '반려'라는 말을 씀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저는 '반려'라는 말이 문제를 일으킨다기 보다 반려라는 말에 내포된 책임의 영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요.
여기서 더 나아가 저는 오히려 '반려'라는 말을 씀으로 인해 '애완'이라는 말을 썼을 때보다 보호자의 책임감 고양에 더 도움이 된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겨울낙엽님이 제기하신,
오히려 사람들이 동물을 장난감처럼 다루면서
반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반려라는 고유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주장은 일응 이해가 갑니다만,
다만 여기서 '반려'라는 말에 내포된 가치에 관한 서로의 인식은 좀 차이가 납니다
겨울낙엽님께서 저에게 양심에 손을 얹고 반려라는 말을 사용하는 근간을 여쭤보셨기에 다시 답변드립니다
내 동물을 그 동물의 평생 동안 서로 행복하고 안락하게 함께 한다는 의미로서 반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겨울낙엽님께서 비판하시는, 사실상 동물을 장난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근간에서 애완이라는 말을 지양합니다
이것이 동물을 생각하지 않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만 찾으려는 의도에서 나오는 마음인가요?
개는 개처럼 키워야한다
그것이 강형욱 전문가의 지침이고 저 역시 동의합니다
개를 개처럼 키우기 위해 반려라는 말을 쓰지 말고
애완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는 주장은 그 인과관계가 전혀 맞지 않기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고요
겨울낙엽님의 말씀처럼 인간은 동물을 수단으로 이용해왔고 사역해왔습니다
이 자체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한도 끝도 없지요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를 모조리 부정하고 당장 달걀 우유부터 먹지 않아야 할테니까요
인간은 동물을 수단으로 이용해왔고
그 수단 중의 하나가 '애완'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이 정서적으로 교류하고 만족과 쉼 기쁨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개량해가며 키우는 것
개는 가축에서 애완으로 변모했죠
그리고 현대사회로 넘어오며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발전하고 이제는 '애완'의 개념을 넘어서서 '반려'라는 개념으로 변모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반려라는 개념이 내포하는 진정한 의미, 보호자로서의 책임영역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는 정도를 넘어서서
공동체 사회 안에서 개도 인간도 안전하게 공존하고 행복하게 살게끔 책임을 다 해야 한다
강형욱 훈련사가 늘 강조하는 입장을 지지하는 쪽입니다
그러기 위해 겨울낙엽님이 제시하신 구체적인 방법들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안식과 쉼을 목적으로 동물을 키우는 이상 그러한 목적에 상응하는 책임이 더 부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겨울낙엽님의 주장은,
그러한 발전을 바라시면서도 오히려 반려동물에 대한 개념을 그것과 먼 애완동물로 퇴보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게 이해가 안 가요
반려라는 말을 쓰려면, 인간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인위적 선택교배를 멈추고 강아지를 매매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반려라는 말을 씀으로써 말씀하신 상황에서 점차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건 전혀 모르시겠나요?
말씀하신, 지나치게 무리하고 인위적인 교배는 반려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된 현대사회에 들어올 수록 비판과 지양의 대상이 되었고(물론 과거 긴 시간에 거쳐 형성된 종자 자체를 없애자는 건 너무 무리한 주장이고요)
"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인식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의 등록제, 미용을 위한 단이 단미, 개의 성대수술, 고양이의 발톱제거 수술 등에 대한 비판은 동물을 기르는 애호가들 사이에서부터 비판받고 지양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중성화는 좀 다른 얘기입니다)
작은 집에서 개를 키우기만 했던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살기 위한 환경을 갖추고
산책을 나가는 게 당연한 문화가 되어가고 있고
오히려 그렇지 못한 견주를 비판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에 대한 예방접종, 호더행위 및 학대금지는
너무도 당연한 얘기가 되었고요
이렇게 인식이 변화해가는 와중에
보호자들의 책임감을 고양, 확장시키는 방향을 주장하시면서
그렇게 못하고 있으니
오히려 애완이라는 개념으로 퇴보하자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