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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7 0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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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법학 전공이고, 과학은 그냥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분야입니다. 어느 분야건 전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는
그걸 쉽게 설명한다는 게 굉장히 곤란한 일이 됩니다. 법학에서도 이따금 ''대체 왜 그런 판결이 나와?" 싶은 사건들을
기사로 보셨을 텐데요, 대개 그런 판결들은 법논리상 하나하나 따져보면 나름의 근거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일반인에게 설명하려면,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기나 해?"라는 반응에, 상식과 맞서 싸워야 하기도, 결론으로 가기
전에 그 기초의 기초의 기초쯤 되는 것부터 차근차근 모두 설명해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법 전문가라면, 그걸 일반인에게 잘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법원에서
법조기자를 상대로 판례를 설명하는 일을 공보판사가 맡고 있습니다. 기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좀더 쉽게 설명해주고
좀더 편의를 봐달라고.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33063
그런데 종종 '이딴 판결이!'라면서 대서특필되는 것 중 상당수는 '법조기자가 법적 지식이 아예 없어서 실제로 중요한
부분에 대한 설명은 통으로 빼먹고, 그리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결정적인 것마냥 써놓은 것'입니다. 그래도 설명하라고
둔 보직이니만큼 공보판사가 좀더 굴러주는 게 바람직한 일이 되겠습니다만,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는 점도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댓글을 달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 '모든'과학자가 쉽게 설명할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겁니다."
과게 여러분은 무슨 천사십니까? 이것도 마냥 받아들여주시다니. 논의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어그로를 끌었다고
자백하고 있는데, 이게 바람직한 토론의 자세일리가 없잖습니까. 하악.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