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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14: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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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후진국에 불과했던 남한과 대만에 1950년대 말 미증유의 실험을 시작했다. 당시까지 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를 상품시장, 원료 조달처로만 이용했는데, 미국은 남한과 대만에 자신의 나라를 상품 시장으로 내어주고 이들 나라에 자본을 투자하고 기술을 공여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고려보다는 경제발전을 통한 반공 전선 유지라는 정치적 고려가 컸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세계화의 시발점이었고 거대한 성공을 거두었다.
거기에다 이들 두 나라는 부패한 군부 독재를 몰아내고 민주화를 성취했고, 기술 발전을 통해 독자적 경제 체제까지 구축했다.
소련과 동구의 붕괴로 오갈데 없어진 중국은 여기에 주목하여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서방의 상품시장과 자본를 마음껏 이용했다. 기술 부분은 한국과 대만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남한과 대만처럼 소국도 아닌 대국이고, 민주화가 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일당 독재이고 거기에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맞서고, 일정 시기가 되면 지적 재산권, 투자 자유, 비관세 장벽 등에서 국제 룰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할 때보다 더 깡패짓을 서슴치 않는다. 원래 50년대 말 미국이 정치적으로 의도했던 것, 동맹을 보호하고 변화시키려 한 전략과 틀려도 너무도 틀리다.
미국이 이를 깨달았을 때 중국은 이미 너무 커 있었다. 보통의 수단으로 이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이 일이 무모하고 비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트럼프에게 떨어졌다.
중국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미국이 말하는 국제 규칙을 받아들이든지, 미국이 행하는 것과 똑같이 보복하든지.. 국제 규칙이라함은 경쟁력에 걸맞게 평가 절상, 금융 시장 전면 개방, 비관세 장벽 철폐, 투자 제한 철폐, 외국인 재산권 보호, 국가 보조금 삭감, 국가 주도 산업 정책 철폐, 지적 재산권의 철저한 보호와 보상 및 배상,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남한도 IMF를 거치면서 이런 댓가를 지불하고서도, 아니 지불했기 때문에 지금의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중국이 일당독재 철폐, 사회주의 포기, 국가주의 폐기를 하지 않고서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최대 양보해서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를 만들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그럼 일대일 보복을 통해서 미국에 이길 수 있을까? 아니면 최소한 트럼프 재선이라도 막을 수 있을까? 아니면 세계 경제의 혼란 가능성이라도 만들 수 있을까?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대체가 가능하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대체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액수 자체가 미국 경제 규모에 미해 미미하다. 미국의 일차 제재는 중국이 서방 기술을 도둑실하여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길을 막겠다는 것이고 이는 또한 미국 민주당 주요 지지기반인 미 서부의 이익과 부합한다. 중국이 국제 규칙을 지키게 압력을 넣는 것은 금융자본이 발달해 있고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미 동부의 이익과 부합한다. 이 500억 달러가 내수로 충당되면 공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에 유리하다. 중국이 미 국내 정치적으로 트럼프를 쉽게 이길 수 없는 이유이다. 이 무역전쟁으로 트럼프는 중남부 촌놈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었다.
추가적 2000억 달러는 값싼 중국산 소비품일 확률이 높다. 많은 제품들이 서방 자본이 중국에 들어가 생산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이다. 여기에 미국의 진정한 노림수가 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서 미국산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다. 중국산이 아니면 미국의 우방이나 우호국에서 사오겠다는 얘기이다. 가장 큰 대체국가는 인도이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도 좋은 대체국가이다. 이는 또한 국제 자본에 대한 미국의 신호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빠져 나와 미국의 우방 국가에 투자하라는...
보통의 나라는 앞의 길을 선택하지만, 패권을 노리며 일당 독재를 유지하고 시진핑의 체면을 살려야 하는 중국은 서서히 말라가는 뒤의 길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앞의 길로 중국이 개혁하면 중국은 미국을 넘는 강국이자 대국이 되겠지만, 일당독재를 통해 얻는 지배세력의 이익을 저버릴 수는 없어, 당장 자신들의 이익은 수호할 수 있는 뒤의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비극이다.
어디를 봐도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린 중국이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김정은 꼬드겨 트럼프를 곤경에 빠지게 하는 방법 밖에 없다. 김정은이 이 유혹에 넘어가면 그의 마지막 기회를 잃는 셈이다. 그래도 북한은 동족인 남한이 있다. 그들이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만 하지 않고 다시 어려우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어 상황 타개하는 지혜는 가지고 있길 고대한다.
중국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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