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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0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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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외래어표기법을 두고 실제 발음이랑 하나도 안 맞다고 비판하시는 분들 보면,
그 실제 발음이란 게 원어민들 사이에서도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걸 간과하십니다.
글은 소리를 정확히 적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 뜻을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데 제1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쓰는 표현과 독자가 쓰는 표현의 일치가 중요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오렌지, 과일 등의 상황이 주어졌을 때나 어린지나 올인쥐, 오을인지 기타 등등 글쓴이가 최선이라 여기는 실제 발음대로의 표기들을 문맥상 바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거지 그런 조건이 없다면 독자마다 혼돈이 옵니다.
내가 A로 들었다고 남들도 A로 들리는 거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A를 A라고 발음해도, 남들 귀에 그것이A로 들리는 것도 아닙니다. A1, A2, A3... 등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의 주된 목적은 해당 언어의 국제발음기호와 우리글의 자모음을 대응하여,
외래어를 언제 어디서 누가 표기하더라도 서로 다르지 않게 공통되게 표기하여 문자로서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즉, 외래어를 원래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발음기호와 자모음을 기계적으로 대응하다보니 원래 발음과 너무 괴리되는 단어들도 분명 있을 터입니다.
무턱대고 쓰레기라고 무시할만큼 생각없이 만들고 운용하는 법칙은 아닙니다.
우리가 언제 영어 공부하듯 우리말 표준 발음과 문법을 공부한 적이 있답디까.
합리적이고 타당한 비판도 분명 보이지만, 가만 보면 공부를 해보지도 않고 본인이 잘 몰라서 오해하고 분개하는 경우가 종종 보여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