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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16: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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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안쓰러우니 아내가 극성이라는 글 있었나요?
남편은 안쓰럽다는 글이 아내가 극성이라는 글인가요?
아내가 남편에 대해 서운하다시니, 남편 입장이 안쓰럽다고 하는 겁니다.
반대로 남편이 아내에게 서운하다는 글 올라와봐요. 아내 입장이 안쓰럽다는 글 올라올 겁니다.
저 상황 그대로 뒤집어서
직장에 눈치없고 개념없는 갑 때문에 만삭 아내 외면하고 술대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내가 내 이런 마음도 몰라줘서 서럽다.
이렇게 고민 글 올리면요. 백이면 백 아내를 이해해야 한다는 글 올라올 거에요.
남편의 행동이 서럽다는 글이잖아요. 이해가 안 된다는 글이 잖아요
그런데 남편의 행동에도 남편 본인의 개인문제로만은 풀 수 없는 사회/문화적 폐습 문제가 있어요.
다들 얼마나 좋은 직장, 인간적인 직장에 다니시는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아직은 안 그런 직장이 더 많잖아요.
그래서 남편도 어찌할 수 없는 큰 힘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각자 본인의 경험에 비춰 두둔해주고 있잖아요.
그래서 아내분이 조금이라도 더 남편 입장을 이해하게되면 같은 부부싸움이라도 말이 조금은 더 부드럽게 나갈 것이고
그럼 남편도 (정상적이라면 이미 기본적으로 아내에 대한 죄책감은 깔고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아무리 아내와 자식의 나중을 위해서였더라도 말이죠) 조금 더 생각하고, 아니 내가 누구땜에! 이런 괜한 반발심 발동하지 않고, 아내에게 사과하고 그렇게 더 좋은 쪽을 향할 수 있잖아요.
여기서 남편 더 나쁜 사람 만들어서 뭐하게요?
요즘 '선의'라는 말이 참 어이없이 쓰여지고 있기는 한데,
사실 '선의'는 이럴 때 쓰는 겁니다.
남편에게 서운한 건 얼마든지 표현해도 좋지만
우리 남편의 선의는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