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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13: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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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으신지?
필름은 찍고, 현상->인화까지 기다리는 게 맛이긴 한데 요즘(이라기에는 이미 한참 전에)은 찾는 사람이 없어서 있던 사진관들도 줄어드는 추세라...
게다가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하면 필름값+현상, 인화, 스캔비가 쭉쭉 드는 데, 시작은 20만 원이었으나 유지 관리는 20만 원씩 20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도 종류가 많아요. 어떤 필름카메라를 보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 DSLR를 사용해보셨다니까 아마도 SLR 필름 카메라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바디에 렌즈 막 교체하고, 렌즈에 달린 링 돌려가며 초점 잡고, 셔터를 눌렀을 때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충격(손맛)이 있는 걸 원하신다면요.
(예외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제 말이 맞을 겁니다)필름 SLR은 이제 어느 메이커든 다 안 만들어요. 특별히 어떤 이벤트성으로 한정판을 출시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필름 SLR은 안 나올 겁니다. 캐논, 니콘, 미놀타(이제는 소니), 펜탁스, 올림푸스 등등 이들 회사들은 이제 필름 대신에 디지털 SLR, 즉 DSLR로 사업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게 한 십여 년 됐을 겁니다.
이 말씀을 왜 하냐면, 필름 SLR은 위의 이유로 새 제품이 없습니다. 중고를 사야 하는데 최소한 20여 년은 지난 것들입니다. 제가 20여 년 전 쯤 필름 SLR 살 때도 이미 수십 년은 된 것들이 중고 시장에 나왔으니 지금은 더 됐겠죠. 그러니 가격만 볼 게 아니라 작동 여부를 확실히 따져봐야 해요. 근데 이게 초보는 좀 애로가 있습니다. DSLR이야 찍어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필름은 안 그러니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게 작동하는 것 같은데 셔터스피드가 묘하게 늘어진다든가 바디 스펀지가 낡아서 빛이 샌다든가 노출계가 오작동 한다든가 하는 건 실제로 사진을 찍어서 인화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라서요. 그래서 가급적 카메라 수리점에서 점검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게 좋습니다. 또 구매하실 때 이점을 판매자에게 확실히 약속 받으시고요.
다음으로 SLR 카메라들은 각 카메라 메이커마다, 또 같은 메이커라도 특정 세대를 기준을 바디-렌즈 채결방식(마운트)이 다 다릅니다. 캐논을 예로 들면 캐논의 필름 카메라 중에 AE-1이라고 있어요. 이거랑 지금 아버님 쓰시는 EOS 계열하고는 마운트가 달라서 호완이 안 됩니다. (이걸 더 설명 들어가면 글이 더 길어지는 데 간략하게 정리하면 EOS계열 바디는 별도의 어댑터를 활용하여 구형 필름 SLR 렌즈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그 반대는 어렵습니다.)
정리하자면
1. 필름 SLR은 어차피 중고다. 작동여부 꼭 확인하고 사자.
2. 아버지 DSLR과 렌즈 호완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