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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1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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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창고에 도착하자마자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입춘이 지난지는 좀 됐지만 아직 겨울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기에 창고 안은 꽤 쌀쌀했다.
정갑수는 오들오들 떠는 성지영의 어깨에 입고이던 자켓을 걸쳐주었다. 싸늘한 기온 탓도 있지만 사건이 주는 긴장감도 한몫 하리라.
자신은 살인사건이나 여러 강력범죄 취재를 숱하게 해봤지만 아직 신입인 성지영은 이런 사건이 처음일 터였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베테랑인 자신도 처음 겪는 사건이다.
정갑수는 담배를 빼어물고 생각했다.
'청년들만 보이는 마을, 모르는 눈치인 이장, 그리고 10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던 노파...아?'
그랬다. 노파가 있었다. 10년동안 나오지않았다면 그전에는 외출을 하셨을수도 있다는 소리.
아까 숨진 청년의 품속에서 발견된 74년부터 시작되었다던 노트의 메모 내용을 알 수도 있지않을까?
정갑수는 자신의 카메라를 성지영에게 맡기고 간단한 필기도구만 챙긴채 창고를 나섰다.
"지영씨 나 아까 그 노파에게 빨리 갔다올게. 기다리고 있어."
"선배! 나도...."
성지영은 정갑수를 따라나서려했지만 아직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였다.
성지영은 빗속으로 사라져가는 정갑수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