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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10: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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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전염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치료되지 않은 트라우마는 대를 걸쳐서 다음 세대로 전염됩니다.
비슷한 예로 거미공포증이 있는 부모가 집에 들어온 거미를 때려잡으면서 소리지르고 무서워 하는 부모를 보며 어린 자녀가 그 공포를 그대로 습득하게 되는것이죠.
어린이들은 습득 능력이 아주아주 빠르고 정신적으로 연약합니다. 그래서 부정적 경험에 더 쉽게 무너지기도 하고, 트라우마틱 한 상황에서도 어른들보다 빨리 적응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찍 철 든 아이들이 마냥 착하고 신사적이어서 일찍 철이 든게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성인병 발병 확률, 술 담배 마약 게임 도박 쇼핑 등 무언가에 중독이 될 확률도 최소 1.5배가 높다고 합니다. (Adolescent childhood experiences (ACE) 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세요)
우리 전전 세대 사람들은 실제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 입니다. 내일 당장 북한에서 쳐들어 올거라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노인분들도 계시고요,
그 노인분들의 자녀들(지금 60대쯤이실라나요?)
도 실제로 경험도 못해본 전쟁에 트라우마를 갖고 태극기와 가스통을 들고 거리에 나오기도 하시지요.
전쟁 후에 폐허가 된 마을을 재건하려 인력을 갈아넣어서 발전!!!발전!!! 하는건 해외수출!!!! 발전!!! 사람이 죽어나가도 무조건 경제!!!! 이러는건 어느정도 이해할 순 있어도
지금 2020년에 와서 사람이 죽어나가도 무조건 경제!!!를 외치는 사람들.. 저는 별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을거 같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발전시켰지만 나에게 돌아오는게 시원치 않다면 누구나 우울하고 슬퍼지겠죠...
그리고 한국의 이런 점이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겨주는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한국인들 일 열심히 하고 잘하는건 나름 유명하니까요.
세월호 사건을 경험한 피해자분들 뿐만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위로는 커녕 조롱받는 모습을 본 저를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가벼운 정신적 충격에서 부터 트라우마 까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ㅇㅂ라는 초성만 들어도 털이 삐죽 서는 느낌입니다.
트라우마로 발병되는 우울과 불안증은 단순히 사람이 우울해지고 불안해지는게 아닙니다.
우울과 불안에 압도당하여 일상 생활을 제대로 못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트라우마라는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게 됩니다.
또 언어적, 신체적, 감정적으로 타인이나 자신을 해하기도 합니다.
총알이 날라다니는 전쟁터에서 총을 빵빵 바보같이 쏘는 동료 군인의 머리통을 신경질적으로 갈기는건 잘한 짓이지만, 집안에서 펑펑 팝콘을 튀기는 사랑하는 아내를 트라우마로 인해 때린다면 그건 너무 슬픈일이겠지요.
아프간의 파병갔다가 돌아온 미군들이 미디어에서 아주 신경질적이고 우울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모습이 정말 단편적으로 ptds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라우마의 원인이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데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나의 트라우마를 인정하고 빠르게 건강해 져야 합니다.
———————결론————————
트라우마는 전염됩니다.
행복한 개인,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위해서는 사회가 갖고있는 트라우마와 개개인의 투라우마를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과 의사분들과 상담사 분들이랑 친하게 지내세요. 감기걸리면 병원 가는 것 처럼요. 마음에 감기가 걸리면 병원에 가세요.
마음의 감기가 폐렴이 되면(단순한 우울감이 병적인 우울증이 되면) 치료하기도 비싸고 노력도 많이 하셔야 해요.
병원 가는걸 창피해 하지 마세요. 정말 창피한건 자신이 아픈걸 무시하고 방치하고 그 병으로 남에게 맘고생 시키는거에요ㅠㅠ 주위 사람들은 걱정해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