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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6 07: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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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식적인 접촉에는 공식제안레터가 있습니다.
감독직에 의향이 있다는 공문형식의 지원서죠. 일종의 취업자소서입니다. 근데 지금 사무총장이 제시한 증빙서류들은 카톡과 전화내역입니다. 감독을 뽑는데 메신져와 통화로 논의하고자 한다면 그게 공식접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협회입장에서는 김호곤감독 선에서만 들어간 비공식루트의 제안입니다. 사실 제안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네요. 떠보기라고 하죠. 김호곤 감독과 히딩크감독의 불화는 2002년전부터 유명했습니다. 관련 자료들은 이미 오유에도 많이 올라왔으니 생략드립니다. 결국 사무총장은 김호곤감독에게 비공식 핫라인으로 접근했고 김호곤감독은 개인의 감정을 앞세워 함구하고 무시한 것(일종의 꼰대질이죠.)이 지금까지 나온 협회의 공식입장입니다.
2. 외국인 감독이 시스템을 바꿀 수 있죠. 은퇴를 앞둔 71세 감독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히딩크는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어떻게든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신태용감독의 계약과 입장을 고려해서 하신 말씀이십니다. 어찌되었던 정식계약을 마치고 2경기를 치룬 감독앞에서 '나 하고 싶습니다. 당신 나오세요' 라고 할 순 없지 않습니까? 그럼 히딩크감독님이 현재 오셔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지 추측해봅시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07/0200000000AKR20160507022800007.HTML
2016년 첼시부임떄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더는 클럽팀을 맞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유는 체력적인 문제를 거론하셨습니다. 나이를 먹고 일주일에 2경기씩 하는 리그 경기를 소화할 체력이 떨어졌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 기자회견 이후로 감독직에 사실상 은퇴를 선언하셨습니다. 다만 한국이라서 지난 6월부터 한국축구에 기여할 의향이 있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감독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 분이 시스템과 협회개선할 상황이 될까 싶습니다.
3. 신태용감독을 밀어줘야한다는 것은 제 사견입니다. 말씀드렸던 협회 내의 고려대라인과 비주류 라인 가운데서 상징적인 인물이 신태용감독이구요. 저 주류와 비주류라인에는 행정가와 사무직도 포함되어있습니다. 협회 개혁을 외부에서 주도할 수 없다면 내부에서 진행해야할 사항인데 9개월의 시간동안 히딩크감독님이, 어느 외국인 감독이 파악가능하실까요? 협회 내 라인이 누군지 파악하고 적출하랴, 국대 전술짜라, 상대팀분석하랴, 신규선수 발굴하랴, 월드컵관련 체력훈련 준비하랴...... 사실상 젊은 감독도 몸이 남아나질 않을 일정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5명의 외국인 감독을 경험했습니다. 그 분들 가운데 협회를 개선시킨 사례가 있었나요? 히딩크, 코엘류, 본프레레, 아드보카드, 슈틸리케중에 누가 무엇을 했는 지 기억하시나요? 그분들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미련없이 가셨습니다. 가시면 끝인 자리가 감독이에요. 그래서 차라리 제가 생각했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비주류 얼굴마담으로 신태용감독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면 협회내 비주류가 힘을 낼 수 있어서 행정가편과 사무직편 등과 더불어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도 가정이지만 말이죠. 사실 비주류 행정가라인은 김주성이었는데 전직공금횡령으로 최근 기사나서 현재 누가 있는지는 파악이 안되네요.
4. 저는 축협개혁의 시발점이 차범근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국민여론으로 좌지우지하는 국대감독직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차범근 홍명보 감독때 이야기는 여론의 힘을 상기시켜드리는 겁니다. 98년도 월드컵 당시 협회는 사상 초유의 월드컵 중간과정에서 차범근 감독을 짤랐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라서 대국민 ars 투표를 했죠. 지금도 기억나네요. 100분 토론과 ars로 여론을 수렴하고 차범근 감독을 짤랐습니다. 놀랍네요. 여론이 협회를 압박해 감독직을 사임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2002년은 어떻습니까? 5대0이라는 별명에서 비주류인 조광래, 신문선이 티비와 신문에서 히딩크감독 경질하라고 투고하며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논란이 들끓었죠. 2006년 본프레레는 월드컵 본선을 진출시켜놓고도 공격력만 좋고 수비력은 나쁘다는 여론을 수렴해서 아드보카트로 교체되었습니다. 2010년 월드컵 준비과정에서도 무승부만 많이하고 재미없는 축구라고 허정무감독을 깠죠. 그 당시 허정무감독은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인터넷 공포증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을 볼까요? 여긴 임명부터가 잘못되었네요. 협회 라인에서 유소년 감독만 하고 라이센스가 없는 홍명보감독을 선임했네요. 그런데 그 당시에 여론은 어땠습니까? 심지어 축구전문가들과 팬들도 홍명보를 응원했습니다. 2002년 주장이었으니까요. 지나고 나서야 월드컵 패배에 준비기간동안 땅보고 다니는게 발각되고는 무직장 욕을 먹었지요..... 그런겁니다. 우리는 아직 2002년 월드컵 뽕에서 못벗어났어요.
지금의 축협은 분명 잘못된 기관입니다. 태생부터 라인까지 비정상적이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비정상적으로 대응해야한가 묻고 싶습니다. 과연 월드컵까지 정식 계약한 감독을 내치고 외국인감독을 모셔오는게 정상적인가? 비정상적인 집단에게 또다른 비정상적인 사례를 던지는게 아닌가 자문해보았습니다. 저는 결론이 나더군요. 지금의 국민여론이 옳은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대안과 대책과 논리가 집약된 여론인가. 현 상황에서 모두가 납득할만한 사항인가? 이부분에서 축구계와 축구팬 vs 여론에서 극명해지더라구요.
여론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의견을 개진하기 전에 지금까지의 상황이 오게된 흐름을 다시 바라보았으면합니다.
실체는 히딩크재단사무총장과 김호곤 감독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빚어낸 문제이고 히딩크감독님은 감독직을 할 의사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제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