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치찜의 배반
- "이것은 김치찜이 아니다 (오유인, 2017)"
초현실주의 거장 화가 르네마그리트 (1898-1967)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그림이 등장했을 때, 많은 관객들은 당황했다. 그림 속에는 파이프담배가 그려져 있지만, 마그리트는 파이프가 아니라는 문장을 아래 써 넣었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23일 오유 요게에 등장한 김치찜 vs. 치킨버거 사건의 두 원글과 댓글에서도 원글자의 해명과 독자들의 반응 및 저항이 흥미롭다. 원글자의 슈뢰딩거의 김치찜도 흥미로운 해석이지만, 나는 문과라서 다른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무엇이 김치찜을, 치킨버거, 우리의 인식론을 결정짓는가?
우리가 논란의 게시물을 클릭을 하기 전까지 게시물 속 짤방은 분명 김치찜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글을 클릭한 오유인들의 일부는 당혹감을 표현하고, 혹자는 단순한 짤방 오류라 해석했고, 일부는 기존의 인식론 관습을 벗어던졌다. 음식점 작명 추천에 늘 "뽀식이네 법률사무소" 추천해대던 그런 사람들이 후자겠지 아마도. 그리고 본 게시물에서는 본인들이 원래 원하던 김치찜의 사진을 되려 부인하며 이제는 치킨버거를 읽는다.
오유인들의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자의성이 참 귀엽다. 마치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