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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17: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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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지만, 글쓴이 말을 많이 귀기울여 들어주고 싶네요.아리조나 부근이면 밥도 해주고.. 작성자가 자존심 세서 먼저 연락안할 듯하니 이전 글에 써진 네이버 메일주소로 연락처보낼께요. 혹시 같은 생각라는 친구들 있을까봐 제 경험담 드랍하고 갑니다.
나도 20대때 박사유학으로 혼자 미국와서, 결국엔 뿌리박고 8년째 살고있어요. 글쓴이가 느낀 거 경험한 거 잘 알아요. 나도 작성자처럼 자존심이 세고 자립심이 강해서, 부모님 욕심과 내 부담감에 짓눌리다못해 성격도 변하고, 미국 주변 학생들이랑 뻘쭘해서 (혹은 걔네가 쓰레기라) 못/안 어울리다보니 결국 미국생활 내내 카톡, 오유, 술, 고양이에 빠져살았었어요. 나름 외고+서울대나와서 한국에선 잘살다가, 막상 미국오니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걸 깨닫고, 서럽고 외롭고 유학온거 후회하고 그랬죠. 매일. 그래도 부모님한텐 아무 티 안냈어요.
몇년전에 진짜 힘들 땐, 죽을 준비하면서 방정리 짐정리도 하고, 유학생 시체 한국으로 인도절차/비용도 알아보기도하고 그럴정도였어요 (...되게 복잡하고 비싸요. 제 지인 미국에서 사고사 후 핸드폰 컴퓨터 등도 경찰이 수사한다고 압수해서 부모님한테 안돌려줘서 부모님이 자식 유품 돌려받고싶다고 변호사 고용함...그 부모님은 폐인되셨음...). 나도 여기 학교 상담사한테 죽고싶단 말 흘리듯 했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호송되서 5일 강제입원당하기도 했어요. 미국법상 자살위험군은 무조건 응급실 정신과행인 걸 몰랐거든요. 그 정신과병동에서 진짜 심각한 환자들이랑 며칠간 감금격리되서 지내보니 자살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그 경험을 절대 추천하지않아요 진짜 지옥같거든요...병원의사들 절대로 내말 듣지도 믿어주지않아요. 미국에서 자살시도나 암시하면 무조건 병원호송에 1대1 보호관찰 3일 기본에, 의사들 진료도 성의없어서 블랙홀로 자꾸 빠져요. 보호자없는 미성년자면 특히나 더 ㅈ되는거에요. 겨우겨우 정신감정 통과해서 퇴원해도, 이후 정신과 outpatient 치료 몇주 몇달 빡세게 받아야되요. 그때만 생각하면 난 자연사로 죽을때까진 다신 자살생각안날 듯...겪고나니 미국시스템이 자살의도 뿌리뽑는 효과는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진짜 ㅈ됨.
겁주려고쓴 거 아니에요. 내 생생한 경험담이 간접적으로나마 현실을 알려즐 수 있을 것 같아서 길게 남기고가요.. 결론은: 죽지말아요, 죽으려는 시도/생각도하지말구. 난 후자는 해봤는데 진짜 최악이었음. 퇴원후 몇년 오기로 살아 꾸역꾸역살다보니 지금은 좋은 사람도 만나서 결혼도하고, 잘 웃으면서 인간구실하면서 살아요. "아 그때 안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날이 꼭 온다는 게 상투적인 불쉿이 아니라고 인증하고 갑니다. 출국전에 부모님 한테 사랑한다고 말 꼭하고, 가족사진뽑아서 미국방에 붙여두구요. 잘 버틸꺼라 믿어요 친구. 아, 살아보니 공부가 학벌이 다가 아닙디다. 멜 확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