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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6 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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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부산에 살 때 마당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감나무가 있었어요. 제 입장에선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그 주변에 야생화를 심어놓으면 다 죽어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올해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감나무를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했죠. 그랬더니 그때부터 남편은 아침저녁으로 감나무 앞에서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리고 그해 가을 감나무에 거짓말처럼 탐스러운 단감이 열렸어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감나무와 매일 대화하고 쓰다듬고 안아주었다고 하더군요. 사랑한다, 건강해라, 잘 살아야 한다, 우리는 너와 헤어지기 싫다 등. 남편의 관심과 정성이 감나무에게 전해진 셈이죠. ㅡ 김정숙 님 인터뷰 중
약주 드시고 마당의 나무와 대화하신다는 글을 보니 이 일화가 생각나네요..ㅎㅎ 참으로 멋지신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