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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14: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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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MAs 레드카펫
공연 자체도 인상 깊었지만 레드카펫이 팝음악을 듣기 시작한 이후 케이팝의 세계화를 목격하고 연구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재밌었다.
전반적으로 방탄을 대하는 태도를 유심히 지켜봤다. 굉장히 의외였고 굉장히 예외적이었다. 결론적으로는 긍정적이었다. 소개하는 빈도 자체가 굉장했다. 불러오는 손님마다 기대되는 아티스트가 있느냐 물어놓고 방탄을 굳이 언급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시안이라는 것은 exotic, ‘이국적인 어떤 것’이다.
미국은 아시다피시 백인 문화가 주류, 그 외에는 모두 비주류이긴 하지만 아프리카 아메메리칸, 라틴 아메리칸 문화를 이국적이다 하진 않는다. 그런데 유독 아시안 음악은 굉장히 exotic한 온갖 편견들이 있다. 특히 남자, 아시안 남자들에 대한 편견은 논문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남성적인 매력이 없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다. 때문에 아시안 팝스타, 남자 팝스타가 성공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여성 아시안이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런데 아시안 남자들이 성공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 특히 락이나 팝음악, 이런 영역에서 아시안의 존재감은 쌀 한 톨 같은 그런 느낌, 그나마도 편견과 선입견으로 칠해져 있다.
어제 방탄을 바라보는 태도란 것은 그들을 재밌는 볼거리로 보는 것도 아니고 이국적인 대상으로써 대상화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 나라의 팝스타, 저스틴 비버나 셀레나 고메즈를 보는 것 같은 그런 경외감, 어떤 동경들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결코 어떤 한 부분에서도 그것이 이들이 억지로 오버리액션을 한다든지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이건 굉장한 진전이라 생각하고, 문화적으로 의미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나온 아시안 팝스타, 그것도 아이돌 스타가 미국 주류 시장에 와서 떳떳히 그들과 나란히 서고 아시아인으로서 어떤 이국적임에 기대지 않는 세련되고 귀엽고 잘생기고 멋진 이미지로 승부한다. 굉장히 중요한 문화적 함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분명히 연구돼야 할 주제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