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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1 19: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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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또 어떤 거짓말을 했나요 나한테. 내가 괜한 걱정 할까봐.
"다른 거짓말은..없었습니다."
거짓말.
방금한 그 거짓말 뒤엔 뭐가 있나요..?
나는 이제야 알겠어요.
대위님이 하는 거짓말은 거짓말 했다고 따지고 싸우고 헤어지자고 투정부릴 수 있는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요.
대위님의 거짓말뒤엔 누군가의 목숨이 오가고, 정치와 외교가 개입하고, 국가가 움직인다는 걸요.
대위님의 농담은.. 그런 말할수 없는 일들을 감추기 위한 거였다는걸요.
앞으로도 당신은..
그런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감추기 위해 열심히 농담할거고,
난 믿지 못할 거고.. 그러다가 결국 우리사이엔 할 얘기가 없어지겠죠.
난 그냥... 아침 출근길에 주차를 거지같이 해놓은 어떤 인간때매 열받았고,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을지, 된장찌개를 먹을지 고민이고
택배가 안와서 안달이 나고 난 그냥...
그런 시시콜콜한 것들을 얘기하고 싶은데
"얘기해요.. 난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 중요해"
알아요... 믿는데, 근데.. 총알을 몸으로 막아서는 사람에게 그런얘길 할순없어요..
"...나랑 헤어지고 싶습니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맞나..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