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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06: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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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물 주인공이 너무 유능하면 유능한대로 기분 나쁩니다; 잘 생긴 사람이 머리도 좋고 꺼츄마저 크다면 아무리 동일시 하지 않는 시청자라 해도 질려버리겠죠.
그리고 하렘물 플롯에서는 주인공이 무능해야 갈등과 긴장감이 생겨납니다. 하다못해 술탄도 정력의 한계로 후궁들에게 고른 사랑을 베풀진 못하여 후궁 간의 암투가 심했다고 하지요. 픽션에선 갈등을 여러 방먼에서 각색할 수 있으니 재미있는 구도를 많이 만들 수 있겠지요. 괜히 단골소재는 아닌 거 같습니다.
캐릭터로 보면 하렘물도 근본은 미소녀 동물원입니다. 남자가 1명이냐 0명이냐의 차이로 결정될 뿐이죠. 숱하게 부침을 겪은 미소녀 동물원과도 일맥상통하게도, 캐릭터성과 플롯이 중요하지 하렘설정이 근본적인 문제점이 되는 거 같진 않습니다. 케모노와 괴모노의 격차라고 할까요. 한편 최근 나온 '청춘돼지'와 같이 구도는 하렘물인데 플롯은 복합적으로 엮는 작품도 있습니다. 하람물로 일반화하기엔 방대한 범주인 거 같습니다.
결국 하렘물의 성패 또한 작가와 감독의 역량 문제일 뿐입니다. 너무 엉성하거나 작위적인 작품은 하렘물의 여부를 떠나 거부감이 많이 들 겁니다. 소설, 만화, 애니 등에서 꾸준한 공급과 수요가 있는 설정이면서, 그만큼 자기비판이 치열한 영역인 셈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