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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1 09: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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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사람 이야기 같네요.
결혼한지 15 년이 지났는데 그럴싸한 명품 가방 하나 없이, 옷도 싼거 찾아서 사입고 심지어 처녀때 입던 옷을 아직까지 입는게 있고, 차도 제가 바꾸자고 해도 안바꾸고 10년? 된 오래된 차를 끌고 다닙니다. 그렇다고 명품 가방, 화려한 옷, 좋은차가 싫어서 안사는게 아니에요. 가끔 그런것들 보면 눈빛이 반짝이는데 정작 사지를 못합니다. 비싼거 사려면 가슴 떨려서 못산다고. 결혼하고 한 십몇년을 넘게 외식다운 외식을 해본적도 없었어요. 요새와서야 아주 가끔 순대국 집에 가서 먹습니다. 애들은 순대국집에서 파는 돈가스 먹이고.
가끔가다 제 급여가 오르면 3 세계 아동 후원하고 있는것부터 늘려서 지금은 다섯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고, 월급외에 추가로 모이는 돈은 모아서 연말에 특별 선물을 합니다. 케냐에 우물 파주기, 인도 여성들에게 자전거 선물하기, 등. 올해에는 태국의 매춘 미성년자를 구해서 재활 정착하는데 한 명당 25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해서 2명 분을 후원했어요. 애들도 한해 동안 용돈 모은거 크리스마스에 엄마 따라서 선물하는데 쓰게 하고... 한국에서 무슨 일 있다 하면 그냥 안넘어 갑니다. 나꼼수 옷도 사고, 각종 민주단체에 후원금 보내고, 미디어노조/글로벌뉴스 등의 언론사에도 기부하고...
제가 젊고 예쁠때 좀 차려 입고 좋은 차도 타고 다니라고 했는데, 삶의 가치는 얼마나 화려하게 사느냐에 관계없고 얼마나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고 베풀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하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저보고 돈 많이 벌어서 애들 대학 마치고 나면 부부가 몸 건강할때 빨리 은퇴하고 한국가서 죽을때까지 어려운 사람들 도우며 살자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좀 부담도 되고 무섭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마냥 천사 같은 사람으로 오해하지는 말아주세요. 애들과 남편한테는 무섭고 뻣뻣하게 구는 때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