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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18: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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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새하얗게 살 것만 같았던 내 삶은, 생각지도 못했던 어두운 곳으로 끌려가 더렵혀졌다. 그들의 손은 무척이나 검었고 나를 뜨겁게 만들었다. 내 몸은 얼굴과 몸 구석구석까지 그들에게 범해졌다. 내 몸에는 그들의 뜨거운 것들로 칠해졌지만 고통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나를 간지럽게 만들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아- 그동안 난 왜 이런 걸 모르고 살았을까. 이후 그들을 다신 만날 수 없었지만 늘 누가 날 망가뜨려주길 원했다.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쳤다. 망가질 때마다 행복했다. 하지만 그들보다는 못했다. 그만큼 뜨거웠던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운명인지, 그들의 모습이 저 멀리 보였다. 한 번 더, 나를, 뜨겁게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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