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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0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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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이 쎈 것도 아니였어요.
그냥 흐르는 강물이었는데, 이끼에 한 번 미끄러지고 나니 돌 위를 그냥 슬라이딩 하면서 내려가더라구요.
정신이 혼미해 졌다가 정신차리고서 손으로 하나만 잡혀라 하면서 쭉 미끄러 내려갔습니다.
돌인지 나무인지 겨우 하나 잡고 멈춰서 일어나니 온갖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그리고 더 떠내려 갔으면 어디까지 갔을까 해서 물이랑 좀 떨어져서 걸어 내려가 봤는데,
얼마 안가서 물이 뚝 끊겨 있는 걸 발견하고 소름이 돋았죠.
가까이 가보니 인공적으로 깍아서 시멘을 발라둔 곳이였습니다.
정확히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만든 건지는 몰라도, 보는 순간 '아, 여기 떨어졌으면 난 그냥 죽었겠구나' 싶더라구요.
다시 힘들게 올라와 보니 같이 놀러 왔던 부모님과 형은 제가 어떤 일이 생겼는 지도 모르게 놀고 있더라구요.
모두 조심하세요. 강물은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절대 혼자 물에서 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