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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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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미국에 갔다가 퍼드러커스 버거를 처음 먹어봤습니다.
처음엔 저희 큰 이모가 사오신 1/4파운드 버거였었는데, 나중에 워싱턴 DC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허벌나게 놀러다니며 혼자 주문해서 먹어봤죠.
1파운드 패티 버거를요........
처음 나올때 거대한 빵 두쪽과 엄청 넓고 두꺼운 패티, 그리고 웨지 감자와 빈컵만 줘서 황당했는데 야채랑 소스는 왜 안주냐고 했더니 제 오른편을 가리키더군요. 거기에는 다양하고 신선한 야채들과 마음껏 짜서 먹을수있는 소스기계(?!?!)가 있었어요.
....
1파운드면.....450g정도....막말로 빵과 야채, 웨지감자까지 하면 0.5킬로그램정도 되는 양이었죠.
그걸 전부 다 먹으니 진짜 완전 퍼져서.....와.....진짜 와.....
물론 크기만 큰게 아니라 직접 그릴에 구워 훈훈한 불맛도 좋았고, 상큼하게 씹히는 야채도 마음에 쏙 들었어요. 웨지감자는 뭐 크게 나쁘진 않더군요. 워낙 버거와 야채의 임팩트가 강해서 웨지감자가 빛을 못본듯?!?!
다 먹고 거의 20분간 퍼져있다가 나가는데 제 주문을 받았던 여자직원이 저를 불러세우더군요. 왜냐고 했더니 저더러 가는거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간다고 했더니 다시 한번 확인하며 진짜 너 집에 갈거냐?라고 묻더군요.
....
그 직원분이 키도 크고 약간 밝은 갈색의 피부톤을 가진 흑인 분이셨는데 용모도 꽤 어여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뭐 기분도 좀 좋긴했지만 그래도.......워싱턴 DC에서 페어팩스 카운티까지 가려면 꽤 먼거리를 가야했는지라 그냥 웃으며 나와버렸죠.
그 당시에 저희 누나 집에서 지냈는데 누나에게 퍼드러커스에서 1파운드 패티 버거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누나가 동맥경화걸려서 죽고 싶으냐고 마구 두들겨패더군요. 한참 맞다가 누나가 그럽디다....
"너 뭔가 없다?"
뭔 말인지 이해가 안가서 뭐가 없냐 나 평소에 싸가지같은거 잘 있지 않느냐며 목숨을 구걸했습죠.
그랬더니 하는 말이....
"야, 퍼드러커스에서 1파운드 패티 버거 하나 다 먹으면 똑같은 걸로 하나 더 줘."
아....그랬습니다. 그 직원분은 제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약간 작은 체구의 동양인이 난데없이 쳐들어와 1파운드 패티 버거와 상당히 많은 양의 야채, 거기에 웨지감자와 탄산음료까지 후루룹 마시고 그냥 가려니 하나 더 안가져가나 하고 물어본거였던거죠.....
....
그래도 1파운드 패티 버거를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하....
더블와퍼와는 비교도 안되는 그 압도감이란.....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