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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1 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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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국가에서 왕이 곧 국가라는 개념이 있는데, 왕이 개념이 없다는 것에는 좀 생각을 해 봐야한다고 봅니다.
왕권과 신권의 대립이라는 개념에서 보면, 몇몇의 성군을 제외하면 노회한 신하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과거로 선발되어 지방관, 중앙직 두루 거치고 인맥과 혼맥 통해서 배경 쌓고 그 중 똑똑한 인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신하와 혈연관계로 태어나 제왕학을 공부하고 통치술을 배운 군왕의 정치싸움인데, 정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갑작스레 왕이 된 자와의 싸움이 균형이 맞을까요?
친가, 외가, 처가 그 어디 기댈 곳 없는 힘없는 왕에게 그 누군가가 망국의 책임을 뒤집어 씌운다는 의심은 없나요?
흔히들 조선의 멸망을 고종의 책임으로 쉽게 이야기 하려 합니다. 그런데 누가 그러는지 그 입을 가진 자를 보면, 요즘 말하는 그 인간들과 연관된 인물들입니다.
고종이 뭘했고 뭘했고 무얼해서 그 모양났다. 그러니 왕의 책임이다. 참으로 명쾌하고 단순한 논리입니다. 동학을 진압했고 어디로 튀었으며 무엇을 했다. 생각을 한 번만 더 해 보면 우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정국가에서 모든 영토와 백성은 다 왕의 것인데, 왕이 개념이 없다??? 뭔 개념없는 소리??
이미 군권과 인사권에 경제력까지 다 노론의 떨거지와 세도가들이 좌우하고 있고, 순조,헌종,철종대에 다 털어 먹어서 왕손의 먼 친척인 고종이 겨우 왕위에 올라 아무것도 없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부도나기 일보 직전의 업체에 바지사장 앉혀놓고 책임전가하는 식인거죠..
동학? 역사적으로 동서고금, 왕성을 향해 무장봉기한 세력을 환영하는 정권을 보았나요? 시비를 떠나 일단을 막겠지요...
정조같은 어진 제왕도 장용영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군부를 장악하려했고 그마저 승하후 폐지될 정도로 이미 군권은 세도가들에게 넘어간 지 제작년인데,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증조할아버지도 고조부도 왕이 아니고 게다가 중간에 양자로 들어온, 인조의 3남의 6대손을 증조부로 둔 왕이 어디서 힘을 얻을 것인가??
대놓고 욕받이하라고 앉힌 자리 아닌가? 그나마 대원군이 멱살잡고 하드캐리한 것이지, 장동김씨(안동 아니고) 세력이 이미 나라를 갈라먹고 있는 상황에서 민씨 일당이 막타 날린 상황을, 캐릭터주인이라고 책임지라는 것은 가혹하기도 하고 무언가 음모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각설하고, 조선의 멸망은 왕 하나의 무능은 아니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울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며, 그 이면에 나라를 팔아먹고 지금까지 그 콩고물로 호의호식하는, 그 똘마니들의 면모를 밝히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