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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2 11: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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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우리집에서 자주 듣는 아버지의 말들이라 남성위주 캡처가 되어 있어도 한 마디 한 마디에 열이 받쳐 오르네요ㅋㅋㅋㅋㅋ....오히려 저 안 좋아 보이는 상황들에 속이 시원하다면 제 속이 좀 꼬인 거겠죠. 이런 생각은 안 좋단 걸 알고 있어도 그래도 시원하네요.
저 남성분들 한 마디가 튀어나올 때마다 그걸 듣는 자식과 아내의 비참하고 냉랭해진 심정과 상황이 아주 절절하게 느껴지니까...
물론 그 세대엔 그게 맞는 가치관이라고 배워왔단 건 압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들도 시대의 피해자죠.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생업을 위해 노력하셨는지도, 그 책임감이 막중했던 것도 압니다. 네, 그 면에선 분명히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접할 시간 역시나 충분했던 것도 압니다.
몇 십 년 전 가치관에 머물러서 장기간 가족들을 괴롭혀 놓고서, 심지어 그거 때문에 죽을까 싶어 하는 공포에 떨게도 해놓고, 그렇게나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위협하고 억압했으면서, 남탓만 하고 우리가 복종과 순종을 제대로 안 하고, 사회생활 잘 하고 우수한 자신의 말을 절대적으로 안 따르는 게 잘못이라는 식이니, 자신이 술 취했을 때 아양 안 떨어준다고 그게 잘못이고, 자신이 큰 소리 내고 뭐 부수는 건 다 당연한 거고, 가부장 문화는 당연한 거고, 남자는 뭐 해도 되지만 여잔 안 돼, 넌 무식하니 입 다물고 있어 그러고...조금이라도 다른 의견 내면 묵사발 내고 크게 폭발하고..전혀 소통할 의지도 개선의 여지는 없고 무조건 우리가 맞춰줘야 한다고만 반복하고, 우리가 이해 못하는 게 멍청한 거라고 자꾸.......이런 식이니,
이게 어디가 '남자의 소통 방식'이며, 이런 사람과 어떻게 가족으로서 지낼 수 있나요 진짜...
진짜 학업이나 그런 생계가 얽매여 있으니까 간신히 참고 사는 거지, 어릴 때부터 이를 갈며 차라리 죽을까, 아니면 어떻게 빨리 독립할까, 엄마는 왜 나 때문에 참느라 이혼을 못하는 걸까 미안하게...란 생각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