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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1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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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정말 끔찍하게 앓을 때 하루에도 열두 번 죽을까 생각했어도 내 늙은 개, 심지어 나는 혼자 살지도 않았지만 내가 죽어버리면 절망할 가족 중 누구도 이 작고 약한 녀석에게 신경쓰지 못 할 게 빤히 예상돼서 꾸역꾸역 죽지 않았었어요.
우울증 나도 앓아봤고 지금도 있고 평생 가져가야될 거라 어떤 건지 아는데, 생의 의욕이 없지 머리로 생각 못 하는 건 아니죠. 나 죽은 뒤 어떻게 될지 얼마든지 상상 가능했어요.
그래서 적어도 내가 책임지고 있는 생명이 있다면 그 책임을 완수하기까지는 버텨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죽을거면 차라리 나갈 수 있게 문이라도 열어놔요. 자기는 선택으로 죽는 거지만, 죽음 이상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믿는 생명을 고통스럽게 죽이진 말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