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2
2015-09-04 23:57:29
1
일단 그 패륜질의 강도가 심각하게 높았다는게 문제입니다.
선왕의 정통 적자, 그것도 10대 중반인 꼬마를 가장 추잡한 방법으로 몰아내고 죽이기 까지 한것은
아무리 권력이 비정하다고 해도 그렇지 도가 지나친 일입니다.
고려 숙종도 비슷한 짓을 했지만 적어도 이쪽은 능력이라도 좋았지
세조는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체제와 기강을 멋대로 주무르는 최대의 잘못을 범했습니다.
특히 훈구파 공신들의 국정 농단을 거론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비록 세조의 대에서 조선의 체계가 많이 잡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훈구파 대신들이 살아서 마음대로 국정을 주무르는 것은 그 이상으로 국정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폐단을 만들었습니다.
비슷하게 패륜으로 권력을 잡고 조선의 체계를 잡는 역할을 했던 태종은 적어도 아래 신하가 나대는 꼴은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외척을 죄다 잘라버리는 등 딴맘 먹지 못하게 단속하기 바뻤죠.
세조 본인이야 기가 워낙 강한 위인이라 공신들을 어느정도 컨트롤할 수 있었다고 치더라도
후대에게 권신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겨놓은 것이 제일 큰 잘못이란 겁니다.
비록 당대의 훈구파들은 후대의 성종이 워낙 잘난 왕이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알아서 다들 늙어죽었지만
그 이후에도 세조가 집권하면서 생긴 국가 체제의 비틀림은 조선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집권하면서 순조롭게 잡혀가던 국가의 체계를 비뚤어지게 만든게 잘못이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