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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0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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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학교에 맨 윗 층 빈 교실에 무인 문구점이 있었어요.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이 아이디어를 내신 건데, 아침 조회할 때 늘 판매된 물건과 계산대에 있는 금액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금액이 안 맞는 날이 더 많았지만 날이 갈수록 금액이 차차 맞아가더라고요. 한 번 금액이 맞자 그 이후로는 거의 대부분 금액이 맞더라고요. 교장선생님이, “이번주도 무인 상점 금액이 딱 맞았습니다. 한 주동안 정직하게 생활한 ㅇㅇ(학교이름) 어린이들, 고생 많았습니다!” 하고 이야기하시면 다들 뿌듯해하며 박수치고 좋아했던 생각이 나요. 복도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늘 “안녕하십니까?”하고 먼저 허리를 굽히며 정중하게 인사해주셔서 아이들도 어른들께 공손하게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고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지도 하에 올바르게 자랄 수 있습니다. 무인 가게들로 인해 아이들의 충동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걸 저지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게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