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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6 17: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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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
얘기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혀볼게요
우선 저도 미래의 미술세계에 대해선 더욱 더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행위예술이라는 분야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뉘고 있죠. (한국에선 대표적인 예로 낸시랭의 작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중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 물론 역사나 미래는 가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과거의 기능을 중시하는 미술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그저 개인적으로 과거에서 현대로 넘어온 미술사의 과정을 보았을 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리고 아이들의 세계관을 어른들의 시각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엔 굉장히 공감합니다. 실제로 화가 중에도 아이들의 시점으로 그리려고 노력하는 화가들도 있고, 화가야 말로 진정한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하는 화가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최근에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서 바닥이 용암이라고 생각하며 뛰노는 주인공을 보면서 '아, 내가 저런 상상을 해본게 대체 언제지... 아이야말로 역시 창의력대장이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해몽이 좋은 꿈이라는 의견에 대해서_
저는 '단지 해몽이 좋은 꿈이라고 해서 나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현대미술은 작가의 의미화 과정이 독자의 의미화과정과 동일할 필요가 없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작가가 작품에 담은 의미화는 그 의미화대로 가치가 있는거고,
그 작품을 보고 독자가 드는 생각에 대한 의미화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지 둘이 동일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꿈에 대해 그냥 좋게 해몽한 것이라도 가치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독자가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동일한 의미화를 한다면 작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겠죠.
얘기해주신 것처럼 이미 많은 대중들이 현대미술에 먹히지 않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독자가 본인의 의도를 공감해줄 때의 뿌듯함을 느끼고자 하는 작가라면, 이전 댓글에 달았던 내용처럼 독자를 어떻게 작품에 한걸음 더 다가오게 해서 본인의 의도를 적은 설명문을, 최소한 제목이라도 읽어보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인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음악을 정말 '대충' 듣곤 합니다.
좋아하는 가수도 딱히 없고, 장르도 딱히 없습니다.
저에게 음악이란 분야는 정말 '배경음악'으로의 역할이라서 가사를 음미한다거나, 멜로디를 따라하거나 하는 경우가 적어요.
같음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매우 우울한 음악이라고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는 굉장히 즐거운 음악이라고 느끼기도 하겠지만,
저같은 사람은 이 음악이 뭘 말하고 있는건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논란이 되었던 아이유의 제제 노래도 처음엔 전혀 몰랐어요. 나중에 음악 제목을 보고서야 '아 제제에 대한 내용인가보다' 했었죠.
그리고 가사를 보면 '아 이 노래에서는 제제를 이런식으로 표현하고 있구나'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볼 수 있었죠.
하지만 처음에 제가 가사나 제목없이 듣고 있을 때 제제를 연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음악이 좋지 않은 음악이라고 말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저는 현대미술도 이런 과정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동일한 작품을 두고도 누구는 굉장히 밝은 이미지를 느끼기도 하지만, 우중충한 이미지를 느끼기도 하죠.
그리고 그 가운데는 이 그림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다가 작품의 제목을 보고 어느정도 작가의 의도에 동참하며 다가갈 수 있겠죠.
본문의 6번그림의 경우 저도 처음에 보고는 '워, 가로선 엄청 굵다' 정도로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Woods 라는 제목을 보고 나서 작품을 다시 보니 나무의 재질감이 조금은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Woods작품에 대한 설명을 보다보니 이게 단순히 한 작품이 아닌 시리즈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본문처럼 작품의 일부가 아닌 전체작품을 보고 작가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현대미술의 추상화 중에는 <제목없음>이라고 두고 설명도 없는 작품들도 많아요...개인적으론 제목없음이라고 제목을 정하시는 작가님들 제목없음이라고 제목을 정한 배경이라도 설명이 되어있으면 좋겠어요ㅠ 제목없음의 작품엔 설명도 없는 경우가 많아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