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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1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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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50대 중반의 여성 유권자가 힐난을 하기 시작했다. 세금이 너무 올라서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다.
어이구 정말 힘드신가 봐요. 작년에 세금을 얼마나 내셨나요
하여튼 많이 냈어요. 얼만지는 모르겠네.
무슨 세금을 내셨죠
글쎄, 그것도 기억이 안 나네……
법인세는 아닐 것이고, 소득세? 근로소득이나 종합소득이 얼마나 되셨나요
그런 건 안 냈어요
부가가치세는 따로 내는 게 아니니까? 혹시 주민세
맞아요, 그거 냈어요.
소득세를 따로 내지 않으셨으면, 소득세할 주민세는 해당이 안될 것이고…… 지자체에서 걷는 주민세 말이군요. 그런데 그건 옛날부터 5,000원이고 지난 정부에서는 올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그 여성은 확신에 찬 어조로 반격했다.
그거 말고도 많이 냈어요. 수도세, 전기세……. 아휴,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 모른다니까. 세금 폭탄이야. 폭탄!
선출되지도 않았고 교체될 일도 없는 최강 권력 보수 언론. 그들이 퍼뜨린 “잃어버린 10년”과 “세금 폭탄”의 위력은 이렇게 컸다. 그날 나를 힐난했던 그 여성은 보수 정권의 감세 정책에서 단 한 푼의 이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종부세도 소득세도 법인세도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세입 감소에 맞추어 세출을 삭감하고, 그로 인해 공공 서비스와 사회서비스가 감축되면 많든 적든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국민을 도와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 유시민, "후불제 민주주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