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6350399
인터넷에서 떠돌던 짤인데, 엄흥섭 님의 <언어교육론>에 나오는 한 대목이라고 합니다(짤은 다른 책 같아요). 해방 직후에 사용한 한본어 끝판왕이네요.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지금보다 언어 파괴가 더 심한 느낌이 듭니다. 한본어로 검색해 보니 나무위키에 해당 내용이 있어서 번역본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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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서로 주고받을 때 보면 한국말, 일본말, 영어가 한데 섞여 뒤범벅이 되어 나온다. 그 심한 예시를 몇 가지 참고하여 인용한다.
"얘, 정숙인 이번 일요일 결혼 한다는데 아주 괜찮은[주1] 옷감이 많더라"
"정숙이가 곰보인데도 신랑이 OK했다지?"
"신랑이 반한 게 아니라 정숙이가 반했대"
"과연 새로운 뉴스인데"
이것은 어떤 여학생들이 가두에 서서 주고받았던 회화의 한마디를 사생[주2]한 것이다. 또 한가지 예시를 인용한다.
"어이 너 너 가케우동[주3] 한턱 내라"
"이 자식아 '해브 노(Have No)'다"
"나도, '졘기 녜트(деньги нет)'[주4]다"
"얘, 너 콘사이스 영일사전 헌책방에다 팔아서 단팥죽(ぜんざい) 사먹자!"
이것은 17, 8세의 중학생들이 하숙방에서 하는 대화의 한마디를 따온것이다.
(주1) 원문에 '스바라시이 헌옷감'이라고 적혀있어 괜찮은 헌옷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띄어쓰기가 정립이 안되어 있던 시기인지라 잘못 띄어쓰기된 것이다. '스바라시이한 옷감'이란 뜻이다.
(주2) 들은대로 적었다는 뜻이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생소한 단어인데 '사생화'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주3) 일본의 우동에서 파생된 한국의 면요리.
(주4) 러시아어로 졘기(деньги)는 '돈'을 뜻하고, 녜트(нет)는 'not'의 뜻이다. 쉽게 말해 '노 머니'라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