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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12: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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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당직설때 고참이 마을쪽으로 난 통문키 한번만 달라고 그럼.
사관한테 주라하십쇼.(열쇠통합보관함 위아래 열쇠가 다 나한테 있었음.) 이라며 매몰차게 거절하다가...
야간경계인원들 탄약고따주고 총기함따주며 정신없이 지나가다보니...
기분탓인지 그 통문키가 안걸려있고 보관함바닥에 떨어져있었음.
ㅆㅂ 탈영??? 전역 두 달 남은 인간이???하고 찾아나서려는데,
다른 병장들이랑 ㅋㅋㅋㅋㅋ 웃으며 행정반 앞 지나가는거보고 진짜 기분탓인가 하고 넘어감.
그날밤 점호.
사관이랑 내무실들어갔는데...술냄새가 진동을 함-_-
사실 술냄새는 조금 늦게 눈치챘고, 점호대형으로 서있는 병사들 틈에서
병장들이 그 행사장 인형처럼 차렷자세로 춤을 추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
사관이 너냐? 그러는데, 아닙니다 아닙니다 쇤네는 아닙니다요!!!! 라는 말 밖에 안나옴.
그렇게 얼렁뚱땅 점호가 끝나고
중대 왕고가 와서 죄송하다고 읍소를 함.
테레비에서 막걸리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너무 마시고 싶어서
114에 전화해서 마을 점빵 번호 딴 다음에 전화로 막걸리 주문해놓고,
내가 총기함 탄약고 딴다고 열쇠통합보관함 연 사이에 통문키빼내서 통문따고 나가서 기다리던 점빵사장님한테 돈드리고 막걸리박스채로 들고 왔다고 함.
하필 그 날 저녁반찬이 두부김치볶음.
취사병들한테 한말 나눠주고 빨래건조장에서 병장들모여서 숨어서 마셨다고 함. 나빼고...-_-
얼마나 남았냐?
너무 많이 사서 꽤 남았습니다.
다 들고와.
그렇게 가져온 막걸리가 8병.
취사병불러서 죽을래 안주만들어올래.하고 나랑 사관, 상황병, 불침번이 딱 한잔씩 나눠먹고,
나머지는 야간에 철수하고 들어오는 병력들한테 한잔씩 나눠주면서 없앴음.
그리고 아침이 되자마자 한잔씩 나눠먹고 공범이 된 행정병들이 번개같이 행정반을 청소하여 막걸리냄새를 없앴고,
막걸리 빈병들은 미리 부탁을 받은 부소대장이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출근해서 자기 차 트렁크에 넣어버리며 증거를 없앴음.
물론 그 병장들과 짬장은 사관의 지휘아래 밤새도록 달밤에 체조하며 속에 있는걸 게워내며 숙취를 해소했고,
나와 통신병은 그 인원들 빼고 경계돌리느라 박터지는줄 알았음-_-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