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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0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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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월 림프종 판정을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6차의 항암치료가 끝나고 지금은 일상생활에 복귀를 했습니다.
제 나이 24살, 처음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라 아무생각도 안들고 정말 죽음이 코앞까지 쫓아왔었습니다.
입원했을땐 바로옆병실에선 누군가의 죽음으로인한 곡소리도 마주했구요.
가뜩이나 꾸미고 옷입고 자기관리하는걸 좋아하던 저로써는 더욱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군대도 전역을 했던터라 사실 항암치료보다 제자신을 꾸미지 못한다는게 뭔가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항암치료야 항암주사맞고나서 일주일간 죽을것같이 힘들고 그다음부턴 다시 회복기간이라 살만했지만
머리손질도못하고(머리가 다 빠져서) 밖에 마음대로 나갈수도없어서 입고싶은옷도 마음껏 입지 못하는게 너무나 저에겐 고통이였습니다.
물론 말같지않은 소리라 생각하실수도있겠지만요...
처음 1차2차는 나름 젊다보니까 견딜만했습니다.
그런데 차수가 점점 진행될수록 너무너무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구토증상도 너무심해지고 손끝엔 감각이 사라지고 온몸의 털과 모발들이 다 빠졌거든요.
저는 탈모가 진행되기전 흔히 요즘유행하는 가르마펌을 하고있는상태엿는데 전날까지 멀쩡하던 모발들이 갑자기 숭숭빠지기시작했습니다.
그땐 정말 세상다산듯한 너무 제자신이 싫었습니다.
그치만 제가 한긍정하는사람이라 화장실에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스스로 삭발을 하고 면도기로 쓱쓱 밀기까지했습니다.
되게 많은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 저는 얼른 6차끝내고 먹고싶은거 하고싶은거 얼른얼른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냈습니다.
물론 몸의 변화가 너무 상상이상으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미각도 이상해져서 정말하나도맵지않은음식도 맵게느껴지고 단맛이 전혀느껴지지않았습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 밖에 맘대로 돌아다닐수도없으니 오유에서 많은 게시물들을 보곤했는데요,
그중 암걸리겟다 발암이다 이런댓글들을보면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막말로 '암도 안걸려본것들이 뭘안다고...'라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젊은 내가 다른질병도아니고 암이라니...? 이글을 쓰는이유는 위로받고싶어서가 아닌 격려받고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늦은시각이라 두서없이 쓰는거라 무슨말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 어찌됏건 저 머리도 많이자라고(아직모발이 가늘긴하네요ㅠㅠ)
먹고싶은것도 다먹을수있게되었습니다!
제나이또래가 아니더라도 꼭 오유저분들 속는셈치고 새해가 시작되면 건강검진 꼭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중히 부탁한번 드리겠습니다!
제나이 24에 암이라는 말도안되는 병에 걸렸지만 저 되게 긍정마인드로 웃으면서 투졍에 임했습니다
솔직히 제가생각해도 이건 긍정을떠나 너무한없이 긍정이였긴 했네요.
알코올 손세정제 아시죠? 그냄새가 트라우마가 잡혀서 병원에 정기적으로 갈때도 그냄새만 맡으면 헛구역질이 납니다 ㅜㅜ
여하튼 모두들 건강 꼭 잘챙기세요!
물론 다들 여자친구또는 남자친구분이 안계실테니까 제가 부탁드리는거구요 ㅎㅎㅎㅎㅎㅎ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이건 협박입니다!!! 그리고 꼭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약간 오그라드는 단어이긴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거든요 행복이란단어! 제 좌우명도 행복하게살자 이구요.
다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일이 너무 힘들때는 밖에 나오셔서 고개를 젖히고 하늘한번씩 봐주세요.
스트레스받아서 담배피시는거 저는 이해합니다. 스트레스받아서 술마시는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새해부턴 줄이실것도 저는 다 알아요!! 진짜 마지막으로 다들 행복하시구요
항상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사랑하시고 많이들 웃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때도 혼자계실여러분들께(저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