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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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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니 썰이 하나 생각나는게....
예전에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게이트에서......새벽 2시였엇나, 웬만한 가게나 식당 같은 곳은 다 문닫았는데 오직 카페 하나만 열려있었죠. 그래서 거기로 손님들이 모였는데 장난 아니고 한꺼번에 한 30명이 줄을 섰었죠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하지만 그 카페에 다른 종업원들은 다 퇴근하고 야간근무하는 종업원 딱 한명 있었다는 게 함정. 진짜 개고생하는게 바로 눈에 보였죠, 앞에 여자들이 생과일쥬스 시키면 믹서기에 과일 갈고 얼음도 깨서 갈고 그걸 합치고 다시 그 믹서기를 싱크대에 올려 씻으면서 다시 주문받고, 아메리카노 주문받으면 에스프레소 머신 작동시키면서 설겆이 마무리하고 만들고 또 주문받고. 숙달된 조교를 보는 듯 했었지만, 그걸 일일이 혼자서 하는 바람에 주문은 더딜 수 밖에 없었죠.
제 앞에 있던 아줌마가 조금씩 궁시렁궁시렁 거리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주 된 사투리를 쓰면서 왜 이리 굼뜨냐면서, 빨리빨리 움직이지 이거 뭐하는 짓이냐며, 기다리는 사람들 안 보이냐면서 언성을 높이더군요. 조금씩 불쾌해질 무렵에 그 아줌마 차례가 되자 지가 지 분을 못이겨서 그런지 "빨리, 아이스 까페라떼, 퍼뜩 몬 움직이나!" 괴성을 지르더니 영수증을 주니 이딴 거 줄 시간에 빨리 움직이라면서 종업원 얼굴에 집어던지더군요. 보다못해 제가 아줌마 좀 그만합시다, 라고 이야기해도ㅋㅋ 소귀에 경읽기마냥 못들은척 하고 종업원 속을 긁는 폭언을 내뿜더군요. 나중에 자기 커피 받아도 이걸 이제 주면 어떡해!!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리면 어쩌라는거야! 소리를 치더니 흡연실로 가더이다.
참... 그 종업원, 그 험한 소리 들어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더군요. 어찌보면 달관한 듯한 표정이엇는데... 제가 커피 받으면서 '참 고생이 많으세요' 한 마디 하니까 씩 미소를 짓는데 참으로도 피로가 가득한 웃음이었습죠. 외국인들도 그 아줌마 보면서 굉장히 인상 찌푸렸는데, 참 쪽팔린 순간이었네요.
아무튼...정말 서비스직종에 계시는 분들은 참... 힘내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