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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8 09: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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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분이 그 자신 역시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실제 겪은 상처를 그린 만화인데,
그 내용 자체를 두고 공감이 안 간다느니, 일반화가 심하다느니 하는 과도한 오지랖 댓글들은 보고 있기 불편하네요.
그리고 '여자들의 세계'에 대한 이 만화의 묘사는 남자든 여자든 많이들 공감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남자들의 세계에서도 따돌림은 똑같이 일어나긴 하죠. 그 원인과 양상이 다를 뿐.
제가 고딩 때(남고) 제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니까 쉬는 시간마다 저한테 놀러오던 친구(저도 실은 꽤 귀찮게 여겼던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 반 아이들이 다이어리에 그 친구 욕을 서로 돌려가며 적어놓은 것을 보곤 충격받았던 기억도 문득 떠오르네요.
흔히들 여성집단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남성집단에서는 우월집단에 대한 추종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죠.
이런 경향이 남성/여성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 치부한다면 그건 상당히 무지하고 무책임한 인식일 것입니다만,
저런 현상이 실제로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이중적이거나 무책임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난 안그런데?'라고 있는 현상을 부정하면 문제가 줄어들까요?
보통은 '난 안그런데?'를 견지하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인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집단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현상, 남성적인 집단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현상,
모두 현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성역할, 성문화에서 비롯되는 일들인 것입니다.
똑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서로 다른 양상의 현상인 것이죠.
그런데 그 자체를 없다고 얘기한다고 절대 그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