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요번 WBC로 인해 가장 시급하게 바꿔야 할 점은 바로 국대 감독 선출 방식입니다..</p><p><br></p><p>삼팬이지만 이번 WBC 조기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은 류중일 감독의 실책탓이라 봅니다.</p><p>선수 선발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고, 이는 결국 용병술의 한계로 이어졌죠.</p><p>컨디션 좋지 않은 선수들을 대체할 다른 자원이 없거나 혹은 데려가놓고 쓰지도 못한 선수들이 너무 많았습니다.</p><p><br></p><p>데뷔후 2연속 리그 통합우승을 이끈 류중일 감독이 어째서 국대에서는 이리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을까요?</p><p>일부에선 류감독의 실력이 국대용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을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p><p>실력있는 감독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실력이 '국대형' 감독은 아니라는 거죠.</p><p><br></p><p>류감독의 장점은 이미 자신이 파악하고, 장악하고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각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듬직하게 뒤에서 밀어주는 것에 있습니다. 언론에서 '형님 리더십' 이라고들 부르는 이 장기를 이용해 긴 시즌을 장기적 안목으로 안정적 운영을 하는 것이 바로 류감독의 장점이죠. 그러기에 삼성의 시즌 중 팀 운영은 항상 최대한 선수를 믿어주고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긴 호흡을 가져갔었습니다.</p><p><br></p><p>하지만 반대로, 국가대표처럼 짧은 시간동안 생소한 선수들을 가지고 팀을 구성해 각각을 빨리 파악하고 팀웍을 올리며 용병술을 구사하는 이런 능력에 있어서는 무척 취약할겁니다. 선수생활도 코치생활도 오래도록 한 팀에서 해오며 이미 파악한 선수들을 가지고 시즌 구상을 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데다 이제 겨우 감독 2년을 한 초보 감독이니 그런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던거죠. 생소한 타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 그 선수들을 융합하고, 빠른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낼 수 있게 임기응변과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그런류의 능력은 류감독이 가진 능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p><p><br></p><p>선수 선발 당시 상대적으로 실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기팀 선수를 좀 더 데려가려 한 점 역시 류감독 스스로 은연중에 그런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물론 이건 큰 실책이죠.. 국대선수구성 한자리 한자리가 아쉬운 판국에 객관적이지 못한 이유로 선수선발을 하다니요..)</p><p><br></p><p>이번 대회의 참패는 분명히 류감독의 탓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이후 국대감독 선출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p><p><br></p><p>이번 류감독의 케이스에서 봤듯이 국내 리그 시즌운영과 국제대회 단기전 운영에 필요한 감독의 역량은 명백히 다릅니다. 심지어 국제대회 경기는 같은 단기전이라고는 하나 포스트시즌 운영과도 완전히 달라요. 선수 구성에서 이미 익숙치 않은 다른팀 선수들을 안고 가야 하니까요.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온다고 해도 그 선수들을 뽑고, 훈련시키고,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은 결국 감독의 역량에 달려있습니다.</p><p><br></p><p>단순히 '직전 시즌 우승팀 감독이 국대 감독'이라는 느슨한 규정을 가지고서는 이번 류감독과 같은 케이스가 또 나올 수 밖에 없어요.</p><p><br></p><p>감독으로서 경험이 부족하고, 생경한 선수들로 이뤄진 팀으로 단기간에 어떤 결과물을 내는 그런 능력은 부족하지만, 긴 시즌 운영을 안정적으로 잘 하고 자기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우리 리그 시즌에서는 좋은 성적을 충분히 거둬 낼 수 있으니까요.</p><p><br></p><p>국대감독에게는 국대감독으로서 필요한 능력이 따로 있습니다. 류감독은 그게 부족했던거구요.</p><p>하지만 국대감독 선출 방식을 지금처럼 계속 고수하다가는 이후로도 이번과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죠..</p><p><br></p><p>전임감독을 두거나 아니면 국대감독에게 요구되는 능력치에 대해 어떤 기준을 세워서 그 기준에 부합되는 감독 중에서 선출을 했으면 좋겠네요. 몇개 이상의 팀을 이끌어 본 능력+감독으로서 연차 몇년 이상...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