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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3: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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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하면서 일년에 한두번 간간히 뵙다가
요양원 들어가신후로 한 이년정도 못봤었는데
이상하게 꼭 봐야될거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다는 아빠끌고가서 뵜었어요.
아빠는 할머니랑 사이가 안좋았거든요.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건 둘째치고 치매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뭣하러 가냐고 하는거
한번만가자고 애원반 억지반해서 갔었어요.
근데 내가 알고있던 할머니가 아니더라구요.
이사람 누구지? 할정도로...
근데 치매라 사람 못알아본다는 할머니가
제 얼굴 보자마자 움직이지도 말도 못하는상태로
어어어 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할머니 또 올게 하고 가는데 어어어 하시더라구요.
그후로 정확히 한달뒤에 돌아가셨어요.
첫날에는 너무 슬퍼서 한참을 울었는데
둘째날부터는 실감도 안나더라구요. 눈물도 안나요.
그러다 몇달전에 상견례하고 결혼준비 하는데
처음으로 할머니가 꿈에 나타났어요.
우리 손주가 시집을 다 가고 다컸네~?! 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데 그때 참 이상하게
아 이건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는 다시는 꿈에 안나타날것 같았어요.
할머니 왜왔어! 지금 오면 이제 못볼거잖아!!!
하면서 할머니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는데
우는 내내 할머니는 괜찮아 우리손주~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요.
그러다 울면서 잠에서 깼는데 정말 울고있더라구요.
그 이후로 다음달에 결혼인데
꿈속에 할머니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 꿈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근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신지 2년이나 되어가는데
아직 한번도 꿈에 안오셨어요.
한참을 안찾아뵙다가 마지막으로 뵈었을때
저한테 너는 나빠. 참 나빠. 하셨었는데
아직 제가 미우신가봐요.
본문이랑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냥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생각나서 써봐요.
내일 웨딩촬영인데 많이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