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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05: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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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횡단보도의 흰 선만 굳이 골라 밟았다. 큰길을 놔두고 애써 좁은 골목을 돌아 걸었다. 담장 위 촌스러운 장미꽃의 달큼한 냄새, 맡으면 금세 아찔해졌다. 한껏 우둘투둘한 벽은 기대면 등이 따가웠다. 기다릴 것도 없으면서 무언가를 기다렸다. 의문 없는 질문, 늘 머릿속에 맴돌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어려웠다. 우리는 어렸다.
무언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