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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17: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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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에서 주요하게 활동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게시판을 가꾸고 발전시키는 일은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잡초는 제거하고 각종 채소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잡초 제거에 단호하되
채소를 다치지 않으려고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농부는 잡초제거라는 핑계로 모든 채소를 죽입니다.
조심스레 잡초를 제거하는 대신 풀만 보면 그 위에 독약을 뿌립니다.
말은 잡초제거지만 실은 모든 풀을 압살하는 새디즘을 즐깁니다.
이렇게 되면 땅 자체가 죽어가고 잡초든 채소든 일체의 풀들이 점점 사라집니다.
결국 까맣게 멍든 땅에 독약병들을 주렁주렁 매단 몇 명의 못된 농부들만 남습니다.
그들끼리 양손에 독약병을 들고 마주보며 파리하고 표정 없는 미소만 주고받게 되죠.
좀 더 지나면 자신들마저 슬며시 땅을 떠납니다.
이것이 인터넷 게시판 붕괴의 가장 일반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잘 되는 게시판은 이것을 알기에 잡초 제거에 더할 수 없이 신중합니다.
할 수 있는 한 독약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거친 잡초제거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도적인 사람들의 그러한, 쉬지 않는 노심초사만이 게시판을 발전시킵니다.
그곳에서 게시판의 채소가 푸르고 풍성하게 자랍니다.
하지만 이곳 게시판에는 독약병을 든 농부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위해 좋지 않은 일입니다.
끝없이 독에 물든 땅을 늘리고 결국은 독약병을 든 서로만 마주보게 되는
그런 여러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