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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9 23: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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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 서른, 결혼, 애꿎은, 새벽
"서른이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어.
번듯한 직장에 자리잡아서 멋지게 살 줄 알았지.
내 몇몇 친구들은 이십대 꽃다운 나이에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했고, 뽈뽈뽈 기어다니던 애기가, 지금은 어느새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나? 글쎄..."
"나는....."
'톡톡톡'
의미없이 손가락으로 책상위를 두드린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어.
적성에 맞지않은 일, 직장때문에 언제 그만둘까 고민하고 방황하고있지."
스스로에게 실소가 나온다.
"바보같다.....하하하..."
눈물이 핑돈다.
"사람이 살면서 3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내 기회들은 언제왔는지 모르겠다..삼십대니, 적어도 한 번은 왔을 법한데 말이야..내가 세상 모르고 잠든 새벽에 몰래 다녀갔나봐..기회도 준비된 사람이 잡을 수 있다는데..."
절로 한숨이 나온다.
"늙은이도 아니고 무슨 넋두리인지 모르겠다."
피식 웃었다.
"모르지...어쩌면..언젠가 절묘하게 찾아온 기회를 잡게 될지 누가 알겠어?"
보일락말락한 희망을 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