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9
2018-09-08 01:50:47
1
축구와의 비교가 적절치 않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을 분 언짢지 않았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14 인천 이후로 병역과 관련되어서 많은 야구팬들이 민감해졌었죠.
그건 당시 팀별 미필 배분 때문은 아니었어요.
말마따나 선발에 잡음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팀당 배분이 됐으니 다들 암묵적으로 묵인한 결과였죠.
하지만 그 이후에 있었던 인터뷰 일로 의도적 병역 면피를 위한 국대 출전에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졌고요.
그리고 이제 대다수의 국민이 결과만 보지 않게 됐어요. 결과보다 과정이, 그 과정 속에서 빛나는 선수들의 값진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응원할 줄 아는 의식이 성숙했고, 그게 여러 국제 대회를 통해 보여지고 있죠. 비단 아겜뿐만이 아니라요.
사실 이전에 쓰셨던 다른 게시글에 달린 댓글도 봤었는데, 저는 오지환 선수가 리그 평균 이상의 선수라고는 생각을 해요.
다만...구단이 이 선수를 키우기 위해 인내한 시간만큼 훌륭하게 크진 못했고, 국가대표가 될만한(그것도 선감독이 스스로 말했듯 최고의 선수를 뽑겠다-는) 조건에 걸맞지 않다고 여길 뿐이에요.
90픽 동기 중에 지금 타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 1군 데뷔시기+풀타임 경력+군경력+스탯을 따져보면 더욱이요.
이전부터 얘기하시던 순위는 WAR이겠죠.
보편적으로 많이들 쓰는데, 제가 이전에 다른 댓글에서도 썼듯 WAR은 누적 스탯이라 리그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가진 선수이기만 하면, 많은 경기를 뛸 수록 자연히 수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오지환 선수가 동일 포지션 경쟁자인 김하성, 김재호 선수에 비해 출장 경기, 소화 이닝, 타석,타수 수가 많은데도 WAR 생산성이 낮다는 점을 얘기한 거고,
타고투저 흐름으로 바뀐지 수년이 됐는데도 3할 타율 한 번 기록하지 못한 점, 올해 볼삼비가 조금 좋아졌다지만 통산 볼삼비가.....그리고 실책도요.
예전에 잠실 20홈런 유격수 타이틀로 골글 노렸을 때 김재호는 3할 똑딱이라고 많이 언급이 됐는데...그 똑딱이랑 타점 별 차이 없었고....그 3할을 통산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못 쳤던 선수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그 똑딱이보다 올해는 OPS 더 낮고....3할 타율은 올해 딱 하루 달성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이건 프런트의 문제가 크지만 한 선수를 한 포지션에 10년에 달하는 시간을 박아놓으면서 변변한 백업하나 키우지 못한 점.
(+전 엘지에 WAR이 플러스 수치를 기록할만한 백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오지환 선수의 스탯이 어땠을지-에 조금 더 관심이 가는 편입니다.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겠죠. 팀에 그런 백업이 없으니 무의미한 가정입니다만)
그리고 90픽 중에 가장 먼저 1군에 자리잡고 크기
시작한 선수인데,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특히 내야수들) 과연 커리어에서 앞서는 지표가 있는지-도요.
이건 제가 90픽들에 관심이 많아서 생각하는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90픽들이 이제 경력이 쌓여서 리그 중간급 선수가 된 시점이고, 각 팀에서도 주축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있으니만큼 더 비교해보게 되는 거 같아요.
선수 선발 책임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지는 게 맞는데, (특히 선감독은 모 기사에서 입대 신청을 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표현한 적도 있고, 리그를 압도하는 성적을 내지 않으면 선발하지 않을 거라고도 한 적이 있는데 말과는 다르게 선발이 됐죠. 선수들 스탯도, 엔트리 발표도)
말씀하신대로 본인의 선발 당위를 증명해야하는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보여줄 기회조차 잘 받지 못하긴 했어요. 출전 자체가 적긴했는데...
그러니까 더 문제가 되는 거죠.
활용도가 미미한 선수를 뽑아서 내야는 연쇄이동이 일어나고, (물론 예측불가한 헤드샷 교체+김현수 부상 교체가 있긴 했지만) 백업 야수들이 멀티가 안 되어서
1루 주전이 3루를 보고, 3루 주전이 2루를 보고, 주전 포수가 1루로 가는 걸....팬들이 과연 선선히 받아들일수 있었을까요. 가뜩이나 발탁 때부터 논란이 되었던 선수였고요.
전 단순히 스탯만으로 이렇게 논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경찰청 입단 테스트 후 문신 탈락
-문신 제거에 흉터 문제로 경찰청 재지원 안한 점
(이대은 선수는 그냥 흉터 남기고 레이저로 지져서 없애고 갔었죠.)
그리고 상무는 아예 지원도 안한 점
인천 이후로 불거진 병역에 대한 팬들의 냉담한 시선
이 모든 게 어우러져서 터진 여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런트가 선수 병역 관리를 잘 못한 점(미루라고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엘지 구단 사정이지 그걸 국대를 통해 선수 군문제를 해결해선 안되죠.)
능력을 증명할 기회조차 못 받았으나 그래도 팀이 금메달을 따는 데 문제가 없었다면, 굳이 그 선수가 국가대표 멤버가 아니어도 됐다는 반증이 경기 전체를 통해 드러난 셈이기도 하고요.
특정 선수들이 지나치게 과도한 비난을 받는다고는 생각하고, 지리하게 문제를 야기하는 야구계의 선수 선발 기조가 명확한 기준을 두는 것으로 바뀌어야한다고도 생각해요. 말씀하신 논란의 대상에 야구계가 있어야한단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논란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걸...그걸 감수하고서까지 국대를 노린 거잖아요, 결국은.
본인이 애초에 국대 선발이 명확할만큼, 모든 팬이 납득할 만큼 압도적인 스탯의 소유자였다면 이렇게 논란이 커지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인터뷰 기사보니까 본인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하던데, 그럼 (비록 과도하다고 여겨질지라도) 지금의 비난도 선수 본인이 감수하는 게 맞다고 여겨져요.
어쨌거나 선수는 원하던 결과를, 상당히 미미한 노력으로 얻어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