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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5 21: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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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클라나드를 친구에게 추천해 준적이 있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애니를 추천해 달라는 친구. 저음에는 무뚝뚝하게 "학교에서 그게 뭐냐"하는 식으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무뚝 생각이 났죠. 클라나드는 그 친구에게 어쩌면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그리고 야자가 끝난 하교길에 그걸 추천해주었죠.
다음날, 눈크고 작화가 적응이 안간다며 제게 뭐냐는 식으로 처다 보더군요. 전 "만약 재미있는 걸 추천한다면 많이 있어. 하지만 너한테는 가장 필요한 애니는 그거야. 날 믿고 끝까지 봐봐." 솔직히 예상은 했습니다. 작화가 취향에 안맞을 껄 뻔히 알았거든요. 하지만 전 제 말을 그친구가 믿어주길 바랬죠.
그친구는 어렸을 떄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것으로 외로워하는 그녀석을 보았고. 절규하는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어두움을 느꼈습니다. 당당하며 항상 활기찼던 친구, 하지만 커가며 어딘가가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고 저에게고민을 털어놓았죠. 하지만 그럴때마다 매점에서 빵하나 사주는게 저의 최선이었습니다.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날 아침. 친구가 제가 말하더군요. 덕분에 많이 울었다고. 마치 자기 엄마 아빠 이야기 같았다고. 토모야를 보며, 엄마가 돌아가신 날 부엌에서 자신의 등을 껴안는 아버지가, 그리고 잊고 있었던 돌아가시 전 엄마가 생각난다는 것을.
남자 뿐인 그녀석의 가족은 그 후로 잊혀졌던 대화의 문이 조금 열렸고 이제는 저도 빵 사줄 일이 많이 줄었네요.
클라나드는 뭐랄까 단순히 감동으로 끝나는 게 아닌 적어도 제 친구의 어두움의 등불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럼 클라나드 정주행 하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