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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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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저랑 흡사한 상황이라..
제가 처음 아내의 심정에 공감을 잘해줘서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고 많이 부족했던 저에게 정말 많은걸 해줬습니다
그림그리는걸 좋아하지만 그냥 노트에 낙서나 하는절보고 40만원짜리 타블렛펜을 떡하니 사주고
지방 대학에 설렁설렁 다녀서 성적도 형편없었던 저에게 사이버이긴 하지만 이름있는 대학에 디자인전공 졸업장도 따게 도와줬죠
부끄럽지만 자기소개서 쓰는 것도 도와주고 학교 과제도 도와주고 영어도 가르쳐주고 걸어다닐때 자세 교정도 해주고 비싼 옷도 사주고 헤어 스타일도 잡아주고..
그러니 예전에 주눅들어 보이던 저를 어느순간 사람들이 당당한 능력있는 회사원처럼 보더라구요
말이 어눌하다고 영업 관련 일을 추천해줘서 당시에는 정말 멘탈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말도 조리있게 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해외에도 나가서 작성자님처럼 외국인이랑 대화하게 시키고 그러니까 지금은 외국인을 봐도 그렇게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먼저 말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책들도 추천하고 읽게하고 그런 것들로 인해 조금이나마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껴요
직장다니면서도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대화 스크립트까지 짜주면서 무사히 상황을 넘기게 도와줬었죠
ㅎㅎ 그런데 왜 옆에 있을땐 그걸 몰랐을까요
나의 번듯한 모습이 내가 원래 잘나서 그런게 아닌데..
왜 점점 아내가 힘들 때 공감해주던 처음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까요
단하나 내곁에 있어줄 그 이유를 내 스스로 버려버린걸까요
작성자님은 분명 혼자서 더 잘해나가실겁니다
제 아내가 그랬듯이요
그리고 남편분은 불쌍하네요
분명 후회하실테니까요
제가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