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3
2015-02-15 17:28:23
0
일본의 지식인들은 우경화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인다. 일본 내에 양심적인 세력이 많다고 호소한다. 한국의 언론에서 논하듯 일본 정치 세력과 사회 전체가 우익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지식인들의 변명처럼 일본이 원천적으로 변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도 현실적이지 않다. 적어도 2012년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래 강화되고 있는 보수화의 움직임과 증상들은 예전의 일본과 다르다.
이 논문은 일본이 삼중의 의미에서 보수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정당 간 역학의 측면에서 혁신 정당은 약화되고 보수 정당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정치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보수와 혁신의 대결이라는 구도는 희석되고, 보수와 보수 내지 보수와 우익의 대결로 집약되는 정치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둘째, 정당 내부의 역학 측면에서도 집권 여당과 주요 정당 내에서 혁신적이고 리버럴한 당내 집단은 약화되고 보수적인 정치 세력이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집권 여당인 자민당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세 번째, 일본 정계 내에서 활동적인 의원 연맹 중에서도 리버럴한 모임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보수적이거나 우익적인 성향의 의원 연맹이 가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자가 분절화되고 내부적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면, 후자의 경우 복수의 핵심 인물들에 의한 복수의 조직 구축이 나타나고 있으며, 초당적인 성격을 갖추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