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누워서 말씀도 거동도 못하시던 장모님을 뵈러 갔었습니다. 그날따라 바다로 모시고 싶더라구요. 아내는 반대했지만 제가 우겨서 외출증을 끊어 차에 모시고 최대한 가까운 바다로 달렸습니다. 차를 최대한 해변에 가깝게 대놓은 후, 제가 등에 장모님을 업은 상태로 해변을 걸어서 바닷물이 밀려오는 곳까지 갔다왔습니다. 병 때문에 뭐라 말씀을 하시지 못했지만 무척 좋아하시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녀와서는 귀원시간에 조금 늦었다고 요양원 측에 혼도 났지요. 하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라면 그 상황에서 꼭 한번 바다를 가보고 싶을 것 같았거든요. 얼마 후에 장모님은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것이 장모님의 마지막 바다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