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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16: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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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걸 찾는게 사람이죠. 애국을 뒤집어쓴 극우사상처럼 달콤한게 없어요. 과거 히틀러의 높은 지지율에는 이유가 있죠. 게르만민족의 영광, 로마제국의 부활, 야마토민족의 대동아시아 수호같이 사상에 달콤한 옛날 이야기가 섞이면 이야기의 해당자는 거부하기가 어렵습니다. 비슷한걸로 중국의 중화사상과 미국의 세계경찰의 자부심, 한국의 단일민족 배달의 자손같은게 있죠. 예를들어 한국에 고구려제국의 부활, 배달민족의 영광같은 테마가 대두한다면, 게다가 그걸 초등교육에서부터 배워왔다면 그만큼 달콤한 이야기가 없을겁니다. 하물며 일본은 자칭 영광의 시대가 멀지않은 과거에 있었고 배경에는 본인들을 배로 화려하게 해준 처절한 주변국들이 있었죠. 그 색깔로 칠한 재미난 소설들을 거부할만큼 일본 사람들의 마음은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유럽의 지성이라는 독일에서도 극소수의 네오나치는 존재하는대 제국주의를 표방한 개발도상국이던 일본정도 되면 극우사상은 정치꾼들이 이용해먹기 딱 좋은 일종의 장르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거기에 물들면 다른건 눈앞에 둬도 안보여요.
강자의 악행은 잘 보이지만 반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약자라고 꼭 착한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사상은 어디에나 물들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어느정도는 옳고 어떤면에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일 수도 있죠. 전통이고 민족이고 다 버린채 근대적 민주공화정의 발전만 추구하다보면 우리가 누군지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그런 때가 온다면 아마 그건 먼 미래에 범지구적 정부가 수립한 후의 일일겁니다(현대에 와서 한민족 이야기는 하지만 옥저 부흥운동같은게 일어나진 않잖아요). 그렇기에 버릴 수는 없는 요소이지만 분명 견제도 해야합니다. 이런 사상의 위험한점은 자신이 안에 있으면 절대 모른단거죠. 고조선 수립 기원전 2333년? 한민족은 단일민족? 그러면서 나라이름의 유래는 남방의 삼한에서 왔고 별개의 국가였던 신라는 민족의 배신자이며 탐라국과 우산국은 국사책에 언급하지도 않고 조선의 중국에 대한 사대외교는 애매모호한 말로 두리뭉실하게 포장, 실리외교였다. 구한말 정권은 꽉막혀서 쇄국정책만 펴고 유교는 민족패망의 원인이었으며 해방후 개입한 미국은 구국의 은인이자 혈맹, 급격한 산업발전은 한강의 기적이랍니다. 이젠 그것도 위대한 박통의 위업이라죠. 우리나라도 청정국가는 아닙니다. 다만 더한나라가 양옆에 있고 그들이 더 강할뿐이죠. 동양은 갈길이 멀었습니다. 선진적인 유럽도 저들중 하나가 뒤쳐지니 발빼고 자기몫 챙기고 난리가 아닌데 이쪽은 그마저도 서로 치고박고 있으니 멍청한 나쁜놈들 위에 얍삽한 나쁜놈들이 우뚝선 이 땅의 앞날이 캄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