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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0 16: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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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장면보면서 석균아저씨가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왔던 것, 그러면서 당당하게 요구했던 것들이 잘못됐다라는 걸 인식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난 노인이니까 좌석을 양보받아야 하며,
남자니까 소변을 서서 누어야 하며,
내 손은 까딱하지않고 밥을 먹어야 하는..
그런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잘못되었구나 라는걸 인식하게 된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처음으로 단둘이 하룻밤을 자게 된 그 친구집에서 자신의 잘못을 알고있었으면서도 바꿀노력따위 하지않은 자신의 잘못을 뼈져리게 느꼈고,
그걸 가족들에게 일일히 표현하기 힘드니(그럴 성격이 안됨) 책으로라도 그 미안함을 표현하고 싶지않았을까 싶었어요.
사실 석균아저씨와 정아이모의 이 상황은 노희경작가의 단막극 '기적'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여기는 원영이모가 아내의 역할로 나옵니다.
그때 남편역할로 나오셨던 분이 석균아저씨보단 덜 하긴한데, 표현못하고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관절염에 시달리는 아내에게 파스한장 안붙여주는 사람이죠.
근데 이 남자가 암이 걸렸는데 이미 손쓸수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달라지려고 하는데..
이미 냉담한 반응이죠.
누군가 물어봐요, 다시 태어나면 지금 아내랑 또 만날꺼냐고..
그때 이렇게 말하죠. 당연하다는 듯이 또 만나서 살거라고. 그러다 생각에 잠긴듯.. 아니다, 우리 아내한태 미안해서 그렇게 못하겠다.
다음생엔 나같은 사람 만나면 안된다..는 투로 얘기를 해요....
어제 석균아저씨도 그런 비슷한 대사가 있었지요..
어제 끝에 10분은 정말 흐느끼면서 봤는데...
시간되시면 노희경작가의 "기적"을 한번 보세요. 4회 단막극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