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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22: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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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실현 이라는 말이 있지요.
인간의 모든 욕구중에서도 가장 궁극의 단계 라는
이것을 처음 배울 때는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어요. 자유롭게 먹고 자고 그거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행복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요.
근데 나이를 먹다보니까 조금씩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맛있는 음식을 배터지게 먹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잠을 자고, 시간을 잊을 만큼 욕구를 풀어도...심지어는 친구들과 술마시며 웃고 떠들 때에도 마음속 한가운데에는 항상 공허함이 너무 크게 자리잡고 있어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도 그 자체로 행복이다. 맞는 말 인 것 같아요. 저도 어릴적에는 멋진 성과를 이루고싶어서 어떤 것 을 시작했지만 지나고 보니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그 과정에 몰입했었던 시간들이 훨씬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것 같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제 자아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냈는데 실현해 내는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여요. 돈도 건강도 시간도 모든것이 막막하기만 하거든요ㅎㅎ..
작가님의 작품을 두번째 즈음 보았을 때부터는 항상 생각했어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힘들고 배고프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스스로를 비주류 라고 하시는 작가님은 밥을 좀 굶을지언정 행복하시지 않을까?
오늘 하루가 춥고 배고파도 내 자아를 조금씩 실현해 낸다는 마음의 충만함과 그에 따라 느끼는 질적으로 가장 높은 종류의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기에 무척이나 행복하실 거 같아. 이건..무척이나 부럽다. 라구요.
웹툰이라는 방식을 통해 한 화 한 화 자아를 실현해 나가시는 작가님. 작가님은 행복하신가요?
저는 느껴본 적이 없어서 알 수 없고 앞으로도 영 가망이 없어보이기에 궁금함에 소심히 물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