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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30 10: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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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사랑한다기 보다는 아들에 대한 집착?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내 아들만은 나와 같을 것이다, 나를 이해해 줄 것이다 하는 생각이라고 할까요...선우동수의 행동들은 결국 진이가 어떻게든 스스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게, 그래서 진이가 살인자가 되도록 몰아가려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설령 그 살인의 대상이 자신일지라도요.
진이가 선우동수를 죽였다면 진이 역시 자발적 살인을 저지르는 거고, 선우동수에게 있어서 그것은 진이가 단순히 살인의 공범 수준이 아니라 자발적 살인자로서 자신과 같아진다고 느껴졌겠죠. 하지만 진이는 결국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고 선우동수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진이는 자신이 했던 일들을 아버지 탓으로 돌리며 '나는 아버지에 의한 피해자일 뿐' 이라고 생각하며 빠져나가려는 게 아니라 자기 역시 죄를 지었음을 온전히 받아들였어요. 마지막에 견이가 말하라고 했을 때 진이의 표정을 보면 아마 경찰에게 다 털어놓겠죠. 이런 점에서도 진이는 확실히 선우동수와는 다르죠. 싸이코 살인자 아버지 밑에서 살인의 공범으로, 나아가 살인자로 살게 될 수도 있었던 진이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게 된 겁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견이의 신뢰와 지지 덕분이었고요.
주제를 한마디로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이해한 건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