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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8 1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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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보다가 생각난 몇달전 동네약수터 일화..
일요일 오후쯤인가 산책겸해서 물뜨러 약수터를 올라갔는데,그때가 한참 가뭄절정이라 물이 정말 찔끔찔금 나오더군요..제뒤에 온 노인까지 4명이었고 한참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에서 저는 멀찌감치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내뒤의 노인이 갑자기 다른 50대 아저씨 한분에게 `김대중이 어쩌고~광주사태가 저쩌고~` 궁시렁대기 시작하는겁니다..
정확히 본문에서 말했던 내용들을 떠드는데,나중엔 김광진 의원도 빨갱이라는 소리도 나왔었고..
한참 열변을 토하더니 잠시후 자기 백팩에서 빳빳한 신문뭉텅이를 주섬주섬 꺼내는데,지만원이 제작했다는 저런 북한인물들과 잔뜩 비교한 사진들이 박혀있는 5.18관련 찌라시더군요..자기말로는 너무 좋은내용이라 널리 알리려고 개인돈으로 그 찌라시 수백만원어치를 샀다나?ㅎ
골때리는건 거기에 같이있었던 저나 다른아줌마한테는 자기얘기가 안먹힐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눈길도 안주고, 오로지 50대아저씨한테만 타겟으로 삼은듯이 떠들더군요..그 아저씨도 그냥 네네~하며 건성으로 귀찮은듯이 대꾸하니깐..노인이 잠시 입을 다물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서 어디로 전화를 하는겁니다..
근데 당췌 누구한테 통화를 하는지 그전까지 우리 앞에서 주구장창 떠들던 `김대중 빨갱이~광주폭동~`똑같은 레파토리를 마치 우리 들으라는듯이 휴대폰에 대고 떠들더군요..자기가 빌라만 10채를 가지고 있는데,그럼에도 김대중같은 빨갱이들을 없애야한다나 어쩐다나?
암튼 저는 속으로 이젠 별 쌩쑈를 다하는구나 먼산보는듯 관찰만하고있다가, 슬쩍 다가가서 마치 호기심있는척 웃는낯으로 저도 찌라시 한장을 달라고했죠..증거도 확보할겸..잠시 뭔가 제 웃음이 비웃음으로 보였는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장을 주긴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