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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5 0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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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지게 들리는데요? 사실 정답이라고는 할 수 있는 답변은 없겠지만 나올 수 있는 답변 중 최고의 답변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3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을텐데 최선을 다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고 최대의 결과를 뽑아낸 뒤 그에 아쉬워 하지않고 만족하는 것 만큼 멋진 자세는 없다고 느껴져요.
제 개인적으로도 2학년 때 까지는 제 나름대로의 능력과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서 크게 아쉬운 점 같은 것은 없어요.
근데 3학년 기말고사 한 달전에 할아버지께서 치매 증상을 보이시더라구요. 저희 어머니도 못 알아보시고 이름대신 '아가씨'라 부르는 모습이라던가 몇 단지를 지나친 아파트에서 발견 되셨을때 라던가 TV가 고장났다기에 할머니댁을 가보니 벽지가 너덜너덜 해져있고 콘센트 쪽도 완전히 파헤쳐져져(?) 있어서 자칫하다간 감전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을때라던가...
그리고 기말고사 하루 전날 새벽에 돌아가셨더군요. 장례식 때 참 씁쓸하더라구요. 80 후반의 나이까지 살아오셨는데 조문객은 없었고
영정사진 옆에 놓는 화환이 몇십 만원 단위이고 그 앞에 제사상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돈이 드는 모습이더라구요 .
마지막 가시는 길 좋게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능력은 안되고.. 근데 그 와중에 저는 시험성적에 관한 걱정이 들었을 때는 진짜 내가
사람새끼인가 싶었기도 해요.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에 그냥 학교에 가서 시험쳤는데 집중도 안되고 결국 발인도 놓쳤더라구요.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구요. 아무리 사배자 전형이라해도 동정심 유발대회도 아니고 이런상황 구구절절 설명해 나가면서 어필을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그냥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는거구요.
쩝... 쓰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정리가 잘 안되네요.
수능도 며칠 남지 않아서 많이 힘드실텐데도 불구하고 답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꼭 동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