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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8 12: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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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인거 같기는 한데, 너무 부모탓으로만 몰고 가는 느낌이네요.
유럽이나 미국이나 현실의 문제를 유아기의 트라우마에서 찾으려는 정신치료 등이 성행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일견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다만 비의도적일 수도 있지만, 환자의 문제와 정신적 방황의 원인을 부모에게만 올곧이 떠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를 낳기도 합니다.
원글 글쓴이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특별히 가식적이고 이기적인 부모가 아닌, 대부분의 부모들은 나름의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댓글 내용을 보면, 원글의 부모에 대한 객관적 정보 없이 무분별한 비판이나, 글쓴이와 독자간의 동일시가 과한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면서, 냉정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구요.
다만 위 유럽식 정신감정의 경우, 해당 당사자의 환경(경제적 여건, 사회적 위치 등으로 인한 정서적 유대의 물리적 시간 부족 등)을 간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원글에서는 '한국적 정서'가 '보편적 정서'와 대치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으나, 서구유럽의 사고방식은 20세기 한국의 급속적 경제발전 및 전통적 사고방식에 기인한 사회통념(또는 개인의 윤리의식 및 가족이라는 개념의 형성) 등을 고려치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의 부모들, 특히 유럽에 자식을 유학(이든 어학연수든)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여건을 조성한 연배라면, 최소 현재 50대 정도의 나이일 것 같은데요. 급변하는 사회와 요동치던 한국현대사를 감안해보면, 원글의 글쓴이도 나름의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당시 (글쓴이가 20대라 추정할 때)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한국의 사회분위기 역시 어린 아이의 정서와 향후 생길지도 모르는 트라우마를 예방하려는 차원에서, 온 가족이 아이의 교육적 정서적 환경에만 집중하며 살아갈 수도 없던 상황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그 당시나 그 이전에는 아이를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거나, 지하철 역의 노숙자가 친부라며 장난치던 것이 특별히 금기시되지 않았던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였기에, 부모가 글쓴이를 산밑에 혼자 세워두고 차를 몰고 가버리는 시늉의 장난을 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당사자는 당혹스러웠던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도 있구요.
(쓸데없이 글이 길어지는데) 원글의 경우, 절대적인 주의주장도 아니고, 한국의 부모 자식관 관계에서 100% 고려해봐야 할만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신을 과대포장 및 자화자찬한 것에 불과한만큼, 우리 모두의 부모와 '나 자신'은 원글의 경우와는 분명 다를 것이 확연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