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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0 13: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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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전 쯔음,
보일러기름값도 없어 절절매던 그 겨울
(그때는 등유보일러였음)
진짜 큰 맘먹고
서울 롯데씨어터에서 하는 캣츠를 보러갔어요
아마 1인당 십만원정도?했었나봐요
둘이서 그 추운날 그걸보고
잘데도 없어
명동 커피숍에서 커피마시고
첫차타고 내려오는데
그 기분은....
행복했어요!!
얼마전
아이가 독립해서 물건들 치우는데
캣츠 브로셔가 아직 있더라고요
가끔 둘이 그때 얘기합니다
사람마다 다를테지만
내 형편보다 무리해서라도 누리고싶은
행복은
꼭 먹을것 입을것만은 아닐겁니다
저는 고민고민하다
뮤지컬티켓을 끊은 저 학생의 맘을
십분 이해합니다
아마 제가 한겨울 보일러등유 2드럼어치 를
하룻밤 여행(?)과 맞바꿀때처럼
갈등했겠죠
그냥 그렇다고요
돈이 없다고 문화적욕망도 사라지는건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