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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5: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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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신입생일 때 일화입니다.
지방에서 서울 막 올라와서는
내성적인데다 남들과 잘 못 어울리는 탓에
아직 친한 친구가 있을 때가 아니였죠.
하루는 같은 과 동기 3명과 학교안 햄버거가게에 갔습니다.
모두 남자였고, 나 외 나머지 3명은 꽤 친분이 있어보였을 때입니다.
(동창이지만, 사실 지금도 하는 일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다 보니 연락없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ㅋ)
모두 햄버거 세트를 하나씩 시켰죠.
테이블 가장자리인 자기 앞자리에
햄버거와 음료를 갖다놓고,
테이블 중간에는 쟁반에 넵킨을 깔고 받아온 후랜치후라이를 가득 쌓았습니다.
(기억으로는 양이 꽤 됐던거 같아요..)
자리에 앉아서 일사분란하게 먹을 준비를 하는 모습이
자주 먹으러 오는 게 확실해 보였습니다.
다 준비됐나? 저는 콜라를 한모음 빨고, '얼마나 맛있나 먹어 볼까?' 햄버거를 집어 드는데...
맞은편 동기들은 콜라며 햄버거며 건들지도 않고 감자튀김을 열심히 집어 먹는 겁니다.
"너네 햄버거 안먹나?"
"응?"x3
응? 응은 무슨 응??
동기 중 한명이 진지하게 이야기하더군요.
"야! 햄버거나 콜라는 나중에 천천히 먹어도 되지만, 감자튀김은 지금 안먹으면 다 뺏기고 못 먹어. 야! 너도 빨리 먹어!"
그 때는 "아... 그래." 그러면서 저도 열심히 감자튀김을 먹었고,
나중에도 햄버거 먹을 때면 감자튀김부터 열심히 먹었지만,
지금 나이들어 생각해보니 참.... ㅋㅋㅋ
ㅋㅋㅋㅋㅋ 옆에서 우리광경을 봤었다면 얼마나 웃겼을까요?
게시물 보니 문듯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